예루살렘, ‘트럼프 선언’ 이후 중동 긴장 고조… “폭풍전야… 기도회·예배도 최소화”

무슬림들 반발로 현지 사역에도 영향

예루살렘, ‘트럼프 선언’ 이후 중동 긴장 고조… “폭풍전야… 기도회·예배도 최소화”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면서 현지 한인 선교단체는 물론 중동 지역 선교계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대교의 상징인 ‘다윗의 별’ 문양의 문틈 사이로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황금돔 사원이 보인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팔레스타인의 항의시위가 거세지고 이-팔 양측간 무력충돌로 이어지면서 사태가 악화일로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이 6∼8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한 이후 서안 라말라와 베들레헴 등지에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하며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했다. 8일에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2명이 사망하는 등 접경지 충돌로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이 분위기는 현지 선교사들의 사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네게브0120 대표 장다니엘(사랑의교회 파송) 선교사는 1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예루살렘은 폭풍전야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등 3개 종교의 성지가 공존하는 민감한 지역이라 수시로 크고 작은 테러가 일어난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분노의 날 선포 이후 예루살렘 시내 모든 아랍가게가 문을 닫았다. 무슬림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규모 무력시위를 준비 중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말했다.

장 선교사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한인교회들은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위가 자주 발생하는 예루살렘 성 북문인 다마스쿠스 게이트 근처의 A한인교회는 분노의 날 선포 이후 기도회 등 각종 모임을 줄이고 예배도 최소화했다.

베들레헴 등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고 있는 김성철(가명) 선교사는 “크고 작은 시위로 긴장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크리스천들과 교류하던 무슬림들도 현재는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선교 관계자들은 선교사들의 안전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한 국내외 크리스천들의 기도를 요청했다.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종교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고 무슬림이 있는 중동권 전역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예루살렘뿐 아니라 중동에 있는 선교사 모두가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안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사무총장은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집회 형식으로 모여서 할 경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무슬림과 교류를 통해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급진적인 무슬림들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당분간은 개별적으로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근 ‘예루살렘 주빌리’ 발족을 위해 예루살렘을 다녀온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PN4N)’ 대표 오성훈 목사는 “예루살렘 내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영적으로 너무나도 중요한 땅인 예루살렘에서 교단과 교파, 단체를 뛰어넘어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달 24∼25일 이스라엘 현지에서 혼돈의 상태에 접어든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에 모든 상황을 뛰어넘는 주님의 평강이 임하길 염원하는 기도회를 열 계획”이라며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과도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역사가 일어나는데 주빌리(희년) 정신이 촉매가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구자창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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