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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난립… 도리어 ‘현금 없는 사회’ 방해

‘○○페이’ 난립… 도리어 ‘현금 없는 사회’ 방해 기사의 사진
대기업·포털사 위주 내놓아
서비스 호환 않고 영역 구분
스스로 범용성 떨어뜨려


간편결제인 ‘○○페이’가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의 진입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대기업과 포털 업체 위주로 내놓고 있는 ‘○○페이’는 계열사나 제휴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스스로 범용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12일 하나금융포커스 최신호에 ‘캐시리스 소사이어티를 위한 준비’라는 글을 게재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급결제 이용수단 설문조사를 인용해 한국인의 현금결제 비중이 13.6%라고 짚었다.

자고나면 ‘○○페이’가 생겨나는 상황을 감안해도 현금 비중이 아직 높은데, 이는 지하경제와 연관이 있다. 현금은 기록을 남기지 않는 탓에 세금 탈루를 위한 무자료 거래, 불법적 뇌물 공여, 비자금 조성 등에 동원된다.

다국적기업 마스터카드는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스웨덴 등을 현금 없는 사회로 규정했고, 한국 독일 미국은 아직 진입하지 못한 국가로 분류했다.

프랑스는 2015년부터 건당 1000유로(128만원) 이상의 현금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카드결제 비중이 높으면서도 동시에 현금 사용이 여전하고, 그럼에도 동전은 들고 다니지 않는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에 머물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지급결제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와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신뢰 형성이 필수적”이라면서 “현실은 이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급결제 관련 산업의 시장 참여자들이 각자 따로 떨어진 섬처럼 독자적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페이’는 난립 수준이다. 간편결제 수단은 크게 정보기술(IT) 사업자, 대기업을 축으로 나뉜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7개가 전자다.

후자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의 SSG페이, 롯데그룹의 L페이, 현대백화점의 H월렛, LG전자의 LG페이 등이다. 최근에는 금융지주회사마저 각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모바일 페이를 쏟아내고 있다. 하루 평균 결제액을 밝히기 부끄러운 수준인데도 계열사를 통한 실적 확보를 위해 일단 만들어놓고 주변에 결제 실적을 부탁하는 ‘지인 영업’을 하고 있다.

정 위원은 대안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개방형 협업’을 꼽았다. 계열사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핀테크 스타트업, 정부, 금융회사와 적극 제휴하고 함께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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