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중국은 일류국가 될 수 없다 기사의 사진
냉철한 현실 감각과 화려한 정치·외교 전략으로 인구 30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작은 용으로 만들어낸 리콴유 전 총리. 그가 생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이 21세기 주도 국가로서 미국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를 창의성에서 찾았다. 미국은 외부세계에서 최고 인재를 끌어들여 창의력 높은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걸 못 하는데, 원인은 중화사상에 있다고 봤다. 모든 걸 중국 중심으로 보는 시각이 발전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겠다.

국제정치에서 ‘하드 파워(hard power)’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의 물리적 힘을, ‘소프트 파워(soft power)’는 이성과 감성적 능력을 포함하는 문화적 영향력을 지칭한다. 소프트 파워의 개념을 처음 사용한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강제나 강압이 아니라 매력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 동의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금융위기 해결 과정을 거치면서 군사력과 경제력에만 의존한 패권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고 봤다. 자유 평등 인권과 같은 가치, 종교, 공공외교 등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도 소프트 파워를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정부 주도에다 민족주의가 강하게 작용해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지극히 미국적 시각이 깔린 평가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주변국들에 근육질만 내보이며 마구 행동하는 요즘의 중국을 보면 몸집은 어른처럼 커졌는데 중학생 교복을 입고 있는 불량학생 같아 보인다. 국빈방문을 한 문재인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홀대하거나 취재기자 폭행 사태를 보면 그네들의 소프트 파워 수준이 어디쯤인가를 알 수 있다.

경제 규모나 군사력만으로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국제외교에서 소프트 파워가 하드 파워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은 여러 분야에서 입증된다. 스마트 파워 외교라는 개념으로까지 발전했다. 중국이 앞으로 훨씬 더 강해질 것은 명확하지만, 지금 수준으론 글로벌 강대국이 될 수 없다. 아직까지는 태평양쪽으로 강하게 진출하고 있는 지역 강국일 뿐이다.

글=김명호 수석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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