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한국 아이스하키의 기적 기사의 사진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15개 종목 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1875년 캐나다 맥길대학 학생들이 얼어붙은 강에서 두 팀으로 나뉘어 시합을 벌인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아이스하키는 캐나다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이스하키가 국내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8년이다. 용산철도국 초청으로 경성에 온 도쿄대학 아이스하키팀이 시범경기를 펼친 것이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1960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가입했지만 국제무대에 나서기까지는 그로부터 19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했다. 국제 데뷔전은 처참했다. 1979년 IIHF 세계선수권 C풀 대회에서 67골을 내주며 1승5패로 마쳤다. 두 번째 무대는 더 혹독했다. 대표팀은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7경기에서 모두 127골을 허용하며 전패했다. 특히 일본과의 첫 맞대결에서 0대 25로 참패하며 현격한 수준 차를 보였다. 한국은 아이스하키 불모지다. 현재 등록선수가 겨우 233명에 불과하고 고교팀 여섯 곳, 대학팀 다섯 곳, 실업팀 세 곳뿐이다. 지난 2011년 7월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해외 언론에서는 “한국이 캐나다와 붙으면 0대 162로 질 것”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왔을 정도다.

그런 한국이 달라졌다.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인 백지선 감독과 박용수 코치를 영입하면서 한 단계 도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톱 디비전(세계 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랭킹 21위까지 올라선 한국은 최근 열린 채널원컵에서는 세계 1위 캐나다(2대 4), 3위 스웨덴(1대 5), 4위 핀란드(1대 4)를 만나 선전을 펼쳤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백지선호’가 50일 앞둔 평창올림픽에서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글=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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