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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훈련 연기 제안 굳이 필요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와의 19일 인터뷰에서 미국에 제안한 사실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참가를 이끌어내고 평화올림픽을 위한 안보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적 승부수다. 북한의 호응이 이어진다면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너무 안이하다. 추가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약속이 전제되지 않았다.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임을 주장한 마당에 개발 촉진을 위한 추가 도발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과거 수차례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북한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경험했다. 지난 7월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일방적으로 제안했다가 무시당한 전례도 있다.

통상 3월에 열리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은 평창올림픽(2월 9∼25일)과 겹치지 않고, 패럴림픽(3월 9∼18일)과는 조금 겹친다. 유엔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까지 채택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매끄럽게 넘길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굳이 저자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연례적 연합군사훈련 연기까지 제안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북한 참가를 위해 연례 훈련마저 연기하는 것은 섣부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북한 의도에 끌려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과 그림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북핵 해법이 없다.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하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북한 참가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국가안보다. 북한에 안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심히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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