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사람’에 압도… “감동이 밀려왔다” 기사의 사진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남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삼아 완성한 작품이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국민일보 창간 30주년을 기념해 이날 개막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에는 하루 종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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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칼바람이 부는 평일임에도 전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는 걸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학수고대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화제의 전시회는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회고전으로 국민일보와 프랑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관람객들이 입장한 건 오전 11시부터였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표정에서는 흥분과 기대감이 묻어났다. 주부 강영희(58)씨가 대표적이었다. 그는 과거 해외에서 열린 자코메티 전시회를 수차례 찾아다녔을 정도로 자코메티를 사랑하는 미술 애호가였다.

강씨는 전시를 감상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국에서 자코메티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자코메티는 가장 인간다운 작품을 만든 예술가일 것”이라며 “한국특별전을 통해 그의 철학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덴마크 루이지애나미술관에서 열린 자코메티 전시회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꼈습니다. 덴마크 전시장보다는 좀 더 집중해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였거든요. 특히 전시장 마지막에 전시돼 있는 ‘걸어가는 사람’은 화룡점정이었어요.”

개막일부터 이 행사를 둘러싼 열기가 뜨거웠던 이유는 자코메티의 명성이 그만큼 대단해서다. 자코메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통한다. 작품 가격이 이를 방증한다. 미술매체 아트넷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역대 경매가 상위 작품 12점 가운데 자코메티 작품이 3점이나 된다. 점수(點數)로 그를 능가하는 인물은 파블로 피카소(4점)뿐이다.

이번 한국특별전에 전시된 작품은 총 116점에 달한다. 조각(41점) 회화(11점) 드로잉(26점) 판화(12점) 사진(26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회는 내년 4월 15일까지 열린다.

강씨가 그랬듯 이날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가장 만족감을 표시한 작품은 ‘걸어가는 사람’이었다. 이 조각상은 66㎡(약 20평) 크기의 ‘묵상의 방’에 전시돼 있다.

직장인 문모(60)씨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흉상들을 관람하다가 마지막에 ‘걸어가는 사람’을 마주하니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가의 작품이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며 “하지만 자코메티의 예술세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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