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수고했어, 2017년 기사의 사진
10여년간 은행원으로 일했던 브로니 웨어는 단조로운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났다. 호주의 한 암병동에서 말기 환자들을 돌보면서 그는 환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에 감동을 받았고 그의 블로그는 2012년 최고의 인기 블로그가 됐다. 그는 그 때의 경험들을 모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죽기 전에 가장 많이 하는 다섯 가지 후회’라는 책을 썼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후회하는 첫 번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렇게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일도 중요했지만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다고 많은 이들이 후회했다. 세 번째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속을 터놓을 용기가 없어서 순간순간의 감정을 꾹꾹 누르고 살다보니 병을 얻기까지 했다. 그가 돌본 환자들은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마지막은 행복은 결국 자신의 선택이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25년간 호스피스 의사로 살아온 카렌 와이어트가 쓴 ‘일주일이 남았다면: 죽기 전에 후회하는 7가지’도 죽음을 앞둔 시한부 환자들의 안타까운 회한을 담고 있다.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한 것, 사람을 계속 미워한 것,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 관용을 베풀지 못한 것, 마음껏 사랑하지 못한 것, 끝까지 노력하지 못한 것, 항상 감사하지 못한 것 등이다.

2017년이 이틀 남았다. 살처럼 빠른 게 인생이라 했던가. 1월 달력에 기억해야 할 날들을 적으며 새해 다짐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한 해가 다 갔다.

얼마 전 아이돌 가수가 남긴 말처럼 한 해를 열심히 살아낸 스스로에게 ‘수고했어’하며 토닥토닥해주자. 그리고 내년에는 조금 더 후회하지 않는 하루하루를 살자. 절망스러운 순간이 와도, 하나님의 시험이 닥쳐도 스칼렛 오하라처럼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라고 가슴에 희망을 품고서 말이다.

이명희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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