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일도 <22> 첫 해외사역 ‘중국 다일공동체’와 훈춘시 어린이집

실제로는 북한사역 연장선… 결핵 약·이동검진 차량 보내

[역경의 열매] 최일도 <22> 첫 해외사역 ‘중국 다일공동체’와 훈춘시 어린이집 기사의 사진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 있는 다일학습문화원에서 다일어린이집 개원 10주년과 학습문화원 개원을 축하하는 참석자들.
중국 다일공동체와 두만강 옆 훈춘시의 어린이집은 1997년 1월 중국 옌볜에서 길 잃은 한 아이와의 만남이 계기가 돼 세워졌다. 다일공동체의 첫 번째 해외사역이지만 실제로는 북한사역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인세로 받은 3억원을 헌금해 1억5000만원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다일영성생활 수련원을 세웠다. 나머지 절반은 유진벨재단을 통해 북한 동포들에게 결핵퇴치를 위한 의약품과 결핵 이동검진 차량을 보냈다.

먹을 것을 찾아 목숨 걸고 두만강을 건너는 아이들을 위해 쌀과 기초물품이 담긴 다일생명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걸 두만강 주변에 놓아두는 사역을 시작했다. 그때 중국 훈춘시의 공식 요청으로 민정국과 함께 조선족 및 한족의 고아를 돕기 위한 다일 어린이집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훈춘시에서 태어난 고아들은 고아원이 없어 각 촌에 있는 경로당에서 자라고 있었다.

중국 다일공동체의 가족이 된 아이들 한명 한명의 사연은 처절한 아픔 그 자체다.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든 상처들을 가슴에 안고 있던 그들이 너무 맑고 밝게 잘 자라 줬다. 공동체 가족들은 중국 아이들의 가족이 되어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며 만 20년을 함께 살았다.

고아원에서 나와 사회로 진출한 자녀들은 ‘다일 애심회’를 만들어 ‘사단법인 중국 다일공동체’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직장을 다니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이 너무도 감사하다. 그들 가운데 한국과 캄보디아, 네팔 다일공동체의 일원으로 다일 가족들의 동역자가 된 이들도 있다. 모두가 곳곳에서 각자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음은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다.

20년 넘게 다일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탤런트 박상원 형제는 훈춘 다일 어린이집에 박상원 도서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접하고 꿈을 꾸도록 도왔다. 계명대는 훈춘시에 계명동산 음악원을 세워 악기 연주를 가르쳐 줬으며, 지역사회에 문화 예술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금도 그곳 아이들은 훈춘시 민정국이 월급을 주는 중국 측 원장은 원장님이라 부르지만 한국에서 파송한 원장들에게는 ‘엄마’ 또는 ‘아버지’라고 부른다. 덕분에 나는 ‘큰아버지’가 됐다. 70명의 중국인 자녀들은 지금 대학생과 공무원, 직장인으로 곳곳에서 다일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8일, 훈춘시 민정국에서 이양식을 마련했다. 만 20년 동안의 수고와 희생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19세 미만의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은 눈물 나고 아쉬웠지만, 중국 정부가 이제 스스로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는 때가 됐다는 생각에 감사함으로 이양식을 치렀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그렇게 흐뭇하게 이양식을 하고, 다 넘겨주고 빈손으로 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우린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기에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여긴다. 현재 여러 나라에 세워진 다일공동체 분원들 역시 세워진 지 50년이 되기 전에 반드시 현지인을 책임자로 정하고 모든 권한을 깨끗하게 넘겨줄 계획이다. 사명을 실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고 하나님의 계획이라 믿고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사회 곳곳에 흩어진 우리 자녀들은 한국에 오면 언제나 다일공동체와 큰아버지를 찾는다. 그들을 위해 여전히 한 가정이 중국에 남아 사랑으로 양육하고 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이 부디 아름답게 성숙하고, 그로 인해 다양성 안에서 일치와, 일치 안에서 다양성이 존중되는 중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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