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권기석] 생산가능인구 기사의 사진
생산가능인구는 보통 만 15세부터 64세까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가별 통계를 1970년부터 기록하고 있는 걸 보면 50년 가까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된 개념이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발표하면서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앞으로 10년간 218만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같은 발표 자료에 주목받지 못한 또 다른 ‘팩트’가 있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가 10년간 207만명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상한이 없는 개념이다. 65세 이상도 일할 수 있는 주체로 본다.

생산가능인구 218만명 감소와 207만명 증가. 두 팩트는 다 맞겠지만 그 사이에는 관점의 차이가 숨어 있다. 65세 이상을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쓸모없는 존재로 본다면, 즉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개념을 채택하면 앞으로 10년간 노동력 부족을 걱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반면 15세 이상은 누구나 일할 수 있다는 개념을 선택하면 노동력 부족 위기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된다.

한걸음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개념을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NHK 방송에 따르면 시즈오카현의 파이프 가공 업체는 지난해 4월 72세 남성을 신입직원으로 받았다. 전 사원의 28.1%가 65세 이상, 최고령 직원은 89세다. 정년을 80세로 올리거나 아예 없애는 회사도 나타나고 있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 개념은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현실과 괴리될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 가운데 28.7%인 86명이 60세 이상이었다. 70세 이상도 5명이다. 10년 후 노인은 의료 기술과 헬스케어산업의 도움으로 지금보다 더 건강해질 게 확실하다.

한 국책 연구원 연구위원은 2년여 전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면 생산가능인구 부족이 문제가 될지, 일자리 부족이 문제가 될지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따라 노동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1990년대 중반이다. 당시 2010년이 되면 산업인력 15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빗나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자동화로 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한 영향이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행정부의 패러다임은 20년 넘게 변하지 않고 있다.

권기석 차장,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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