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41)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세계 최고 수준 ‘위암 다학제 협진 시스템’ 구축 기사의 사진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다학제 협진팀. 앞줄 왼쪽부터 종양내과 노상영, 병리과 정은선, 소화기내과 최명규, 위장관외과 박조현, 영상의학과 변재영, 방사선종양학과 장홍석, 소화기내과 박재명 교수(센터장).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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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새로 위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모두 2만9207명이었다. 남자 1만9545명, 여자 9662명으로 남자가 배 가까이 많았다.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다.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센터장 박재명·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들 위암 환자에게 안식처와 같은 곳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암센터로 꼽히는 미국의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보다 5년 생존율이 약 30%나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 박재명(소화기내과) 교수는 2일 “미국과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위암 치료성적을 비교하는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며 “외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 학술지 ‘애널스 오브 서저리’(2010년, 251권 4호)에도 관련 논문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의 위암수술 사망률은 1% 미만이다. 수술 후 장기생존 및 완치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되는 5년 생존율도 80%를 웃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2차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도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수술 전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여부, 치료와 예후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림프절 절제 여부, 수술 후 적기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있는지 여부, 수술 후 사망률 등 총 19개 평가지표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이다.

외국 의사에게 위암 치료기술 가르쳐

외국의 여러 병원들과 전임의 교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는 것도 이 센터가 좋은 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다.

2010년부터 정기적으로 최신 위암치료기술을 교류하고 있는 일본 시즈오카 암센터는 그중 한 사례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를 다녀간 시즈오카 측 의사만도 13명에 이른다. 이 밖에 미국과 영국 같은 구미지역을 비롯해 중국, 요르단, 도미니카공화국, 모로코, 카자흐스탄 등의 외과의사와 의대생들도 최신 위암 진단 및 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줄지어 방문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외과 의사 3명도 2014∼2015년 2년 동안 이곳서 위암 연수교육을 받았다”고 전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 바꿔 각광

이 센터의 또 다른 강점은 조기 위암환자는 물론 진행성 위암 환자라도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적의 개인맞춤 치료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다학제 협진은 환자를 중심에 두고 해당 질환과 관련이 있는 진료 각과 임상 의사들이 한곳에 모여 가장 정확한 진단과 최상의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해 결정하는 의료서비스다.

현재 국내 여러 병원들이 시행하고 있지만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다학제팀은 이 분야만큼은 전 세계 어디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이곳의 다학제 회의는 매주 목요일 오전과 화요일 점심 때 진행된다. 수술 전·후 내시경검사, 수술소견, 영상검사 및 병리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토론을 통해 최적의 환자 개개인 맞춤형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다. 새로운 연구 과제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며 최신 의학지식과 학술정보를 교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적의 개인 맞춤 위암치료 기회 제공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는 같은 위암이라도 조기 위암 환자와 2∼3기의 진행성 위암, 4기 위암 환자에 대한 치료 목표와 치료방법을 달리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 교수는 “예컨대 조기 위암은 수술 후 장기 생존율이 95%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에 완치뿐 아니라 치료 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치료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개복수술 후 위를 잘라내는 방법 대신 가능하면 내시경을 이용해 환부만 기술적으로 도려내는 내시경점막하절제술을 주로 이용한다.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복강경수술로 수술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위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주려 노력한다.

위 절제 범위를 최소화해 위 기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선 0∼1병기의 조기위암 단계에서 암을 일찍 발견해야 한다. 박 교수팀은 이를 위해 부설 소화기내시경센터에 첨단 내시경 기기들을 두루 갖춰놓고 있다. 조기위암 발견 즉시 내시경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놨다.

치료 후 삶의 질 향상 연구도 활발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는 위암 치료 후 환자들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필요한 것들을 찾는 연구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위암 다학제팀에 참여하는 교수들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발표하는 관련 논문이 각각 7∼8편씩 연간 수십 편에 이른다.

특히 박 교수팀은 2009년 1월에서 2015년 12월까지 서울성모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은 11만1962명을 대상으로 내시경 검사 시간과 상부위장관 신생물 발견비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결과 내시경 검사시간이 위장 내 신생물 발견빈도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 논문도 소화기학 분야 국제 학술지 ‘가스트로엔테롤로지’ 지난 8월호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박 교수팀은 2016년 내시경 검사 후 선종 제거수술을 받은 사람은 위암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똑같이 재발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밝혀내 치료내시경 전문 국제 학술지 ‘가스트로인테스티널 엔도스코피’에 발표했다. 위 선종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500명과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500명의 재발률을 비교 분석한 논문이다.

위암 수술 1년 후 체중감소 정도를 보면 어느 정도 생존할 수 있을지 여명 예측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박 교수팀은 2000∼2008년 위암 절제수술을 받은 1905명을 대상으로 수술 1년 뒤 체중이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이 줄거나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보다 되레 늘어난 과체중자가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럽암학회지(2016년, 52권 1호)에 보고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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