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고교생 4총사 “평창, 우리가 일낸다” 기사의 사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고교생 4인방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무명 반란’을 꿈꾸고 있다. 왼쪽부터 동북고의 정재웅, 평촌고의 김민석, 동북고의 정재원, 서문여고의 김민선. 뉴시스
첫 올림픽 무대 평창서 ‘깜짝 메달’ 도전장

동반 출전 정재웅-재원 형제
1000m·매스스타트서 반란 꿈꿔

김민석, 이승훈과 팀 추월서 호흡
지난 동계亞대회에선 2관왕 올라

김민선, ‘포스트 이상화’로 각광
작년 9월엔 비공인 주니어 세계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15명의 선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를 비롯해 박승희 이승훈 모태범 등 올림픽 유경험자들이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에는 고교생 신분으로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서는 예비 스타가 넷이나 된다. 평창에서의 ‘깜짝 메달’을 넘어 4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남자 대표팀 정재웅(19)-재원(17·이상 동북고) 형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빙상계에 발을 들인 뒤 한국 대표 유망주로 동반 성장했다. 고교 진학 후 정재웅은 단거리 종목, 정재원은 장거리 종목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표팀에 첫 발탁됐고, 스피드대표팀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같이 나서는 형제가 됐다. 정재웅은 남자 1000m, 정재원은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두 살 터울인 형제가 일반인처럼 티격태격 다투기도 많이 하지만 올림픽 메달이라는 같은 꿈과 목표를 바라보기에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도 많다. 간혹 지도자들로부터 꾸중을 들어도 어린 형제는 서로를 위로하며 성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생이랑 같이 대표팀에 와서 너무 기뻐요. 평창올림픽을 함께 잘 치르고 싶어요(재웅).” “대표팀에 혼자 왔으면 처음이라 힘들 수도 있었을 텐데 형이랑 함께 와서 긴장도 덜하고 서로에게 믿음이 생겼어요(재원).” 지난해 10월 대표팀에 합류한 뒤 두 선수가 남긴 말이다.

김민석(19·평촌고)은 팀 추월에 나선다. 김민석은 대표팀이 오랫동안 공들인 유망주다. 그는 2014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해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남고부 1500m와 5000m, 매스스타트, 8주 종합에서 우승, 대회 2연속 4관왕에 등극하며 예비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2관왕(1500m, 팀 추월)에 올라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입증했다.

김민석은 평창올림픽 팀 추월에서 정재원, 맏형 이승훈과 호흡을 맞춘다. 김민석은 “첫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이승훈은 “두 선수(김민석 정재원)와 호흡이 좋고, 저를 잘 따라온다. 부족한 부분은 제가 메우면 된다”며 믿음을 보이고 있다.

김민선(19·서문여고)은 이상화 김현영과 함께 여자 500m에 출전한다. 지난해 9월 국제빙상연맹(ISU) 인터내셔널 대회 폴 클래식 여자 500m에서 37초70을 기록, 주니어대회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포스트 이상화’로 떠올랐다. 2007년 이상화(37초81·주니어신기록)를 넘었지만 당시 대회를 주최한 캐나다빙상연맹 측이 대한빙상연맹의 강력한 요청에도 김민선의 도핑검사를 진행하지 않아 공인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김민선은 대표팀 룸메이트인 이상화와 스스럼없이 지낸다. 이상화를 롤 모델삼아 운동을 시작한 김민선에게 평창 무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이상화의 조언, 크고 작은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마치 어릴 적 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 이상화는 김민선을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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