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 일반과학 무조건 불신 말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 검증거쳐야”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대회

“창조과학, 일반과학 무조건 불신 말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 검증거쳐야” 기사의 사진
조덕영 김천대·평택대 겸임교수가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열린 한국종교사회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종교사회학 관점에서 바라본 창조과학운동’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종교사회학회 제공
지구 나이가 6000년 또는 1만년이라는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는 창조과학자들이 일반 과학자들과 함께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선 과학자와 신학자 사이에 창조과학의 학문적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검증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종교사회학회(회장 전성표)는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과학과 종교, 그리고 공공성: 개신교와 창조과학’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서는 창조과학의 현주소를 비판적으로 진단하는 논의가 주로 오갔다.

조덕영 김천대·평택대 겸임교수는 창조과학은 과학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은 칼 포퍼가 말한 것처럼 반증 가능성을 전제한다”며 “창조과학은 관측과 시험,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반증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적 증명이 불가능한 창조와 증명 가능한 과학이라는 상충하는 두 단어를 결합해 모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대안도 제시됐다. 그는 “창조과학이 현대과학을 무조건 불신하지 말고 검증 가능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논증할 필요가 있다”며 “신학자, 천문학자, 지질학자 등 전문학자들과 대화와 토론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현준(연구집단 카이로스) 연구원은 한국교회에 창조과학이 주류 이론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창조과학은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해 과학을 통해 창조를 증명하려는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1950년대 이후 한국 기독교가 반지성주의로 흐르는 것을 우려해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활발해질 때, 창조과학이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확산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창조과학자들은 자연주의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오늘날 창조과학 지지자들은 현대 상황에서 수세에 몰린 자신들의 상황을 ‘영적전쟁’이나 ‘문화전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조과학운동의 원조는 미국 남침례교 신자이며 수력 공학자였던 헨리 모리스다. 모리스는 1980년 8월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주최한 ‘창조냐 진화냐’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했다. 당시 참여했던 김영길 한국창조과학회 초대 회장 등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1981년 1월 창조과학회가 창립됐다. 창조과학은 이후 교계 집회 등을 통해 대중화됐으나 지난해 9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지구 나이는 6000년” 등의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 대상이 돼 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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