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120억 의혹’ 檢 수사 3개 관문 넘어야 기사의 사진
전담수사 검사 2명 충원… 시간과의 싸움 돌입

정호영 前 특검 공소시효 내
조세포탈 고의 묵인 규명 등
특수직무유기 성립시켜야
정 前특검은 혐의 전면 부인

120억, 비자금 정황 드러나


다스 120억원 비자금 의혹 전담수사팀이 검사 2명을 충원하는 등 수사 인력을 20여명으로 늘렸다. 2주 전 출범 때 두 배다.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 시한은 일차적으로 정호영 전 BBK 특별검사의 특수직무유기 혐의 공소시효(10년)가 끝나는 다음 달 21일로 맞춰져 있다.

수사팀 앞에는 정 전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성립 문제부터 120억원 성격 규명, 이 120억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관성 여부 확인 등 세 개의 관문이 있다.

그간 의혹 제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정 전 특검은 9일 장문의 설명자료를 내고 2008년 1∼2월 120억원 수사의 경과를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며 120억원은 경리 여직원 조모씨의 개인 횡령이라는 게 요지였다.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특수직무유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당시 특검에 파견돼 다스를 수사했던 조재빈 대검 검찰연구관도 10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120억원을 은폐한 게 아니라 120억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검사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15조 특수직무유기는 특가법에 규정된 죄를 인지하고도 직무를 유기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문제의 120억원과 관련해 적용 가능한 죄명은 특가법 조세포탈이다. 정 전 특검은 “법률상 가능한 모든 수사 방법을 동원한 결과가 조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입장이다. 다스 조세포탈 부분은 수사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았고, 단서도 없었다는 뜻이다. 정 전 특검은 특검보 5명과 회의를 거쳐 이 사안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직무유기의 성립 요건인 고의성도 부인하는 셈이다.

한 변호사는 “수사가 잘못됐다는 비판은 가능하겠지만 법리적으로는 특수직무유기 성립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사팀으로서는 정 전 특검이 다스의 조세포탈(탈루액 연간 5억원 이상) 행위를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묵과했는지부터 규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수사팀은 다음 주부터 당시 특검팀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의 또 다른 축인 120억원 성격 규명의 경우 회사 차원에서 조성·관리된 비자금이란 정황이 여럿 나오는 상황이다. 다스 전직 직원들도 10년 전 수사 때의 입장을 바꿔 경영진 개입 주장을 내놓고 있다. 관건은 경리직원 조씨, 자금 관리에 가담했던 협력업체 직원 이모씨 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과거 6차례 특검의 신문을 받으면서 “내가 상사를 속이고 돈을 빼돌렸다”고 진술했었다.

120억원 조성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돼 있었는지도 최종적으로 수사팀이 풀어야 할 숙제다. 다스 비자금이라 해도 조성 목적, 예정 사용처 등은 이상은 다스 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입에 상당 부분 의지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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