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화조를 폐쇄하고 개수대에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투입하는 차세대 하수도 모델을 시범 도입한다.

서울시는 광진구 군자동·능동, 성동구 송정동 일대를 대상으로 하수도 정비 기본계획을 내년 6월까지 수립한다고 10일 밝혔다. 기본계획에는 정화조를 없애 분뇨가 바로 하수관을 통해 물재생센터로 이동·처리되도록 했다. 생활하수와 분뇨가 모두 하나의 관으로 바로 모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분뇨가 가정집에 설치된 60만개 정화조에서 1차 처리된 뒤 하수도관으로 배출됐다. 서울시는 정화조가 폐쇄돼 분뇨가 바로 물재생센터로 이동하면 도심 악취가 사라지고 정화조 관리비·분뇨수거차량 이용비 등도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별도로 봉투에 담아서 버리지 않아도 개수대에 바로 버릴 수 있게 된다.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의 관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IoT(사물인터넷)·ICT(정보통신)기술을 하수도에 접목해 유량, 수질 계측기로 지역별 하수량과 오염 농도 등도 실시간 점검한다. 오염농도가 높은 오수부터 처리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하수도 표준 모델을 위해 2803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하수도 관련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시민들은 ‘하수도 냄새’(48.1%)를 꼽았다. 이어 ‘도시침수’(15.7%) ‘정화조청소’(9.8%)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대적 정비가 이뤄지면 시민 생활이 편리해짐과 동시에 하수도 수명이 늘어나 도로 함몰이나 침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995년에도 하수관로 종합정비사업을 시행하면서 정화조 폐쇄를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 여건이 충분치 않아 진행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설치된 지 30년이나 지나 노후화된 하수관로가 절반에 달하면서 침수, 통수불량, 도로함몰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하수도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수도 품질 향상을 위해 설계와 시공기준을 다시 만들어 튼튼하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하수도도 도입한다. 지반조사 결과를 분석해 부식과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하수도 설치·관리 지침도 만든다.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2023년부터는 연간 3000억원을 투입해 서울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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