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장 기각… 檢, ‘효성 비자금’ 수사 난항 기사의 사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측근 홍 모씨가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홈네트워크 설비 거래 때
120억 챙긴 회장 측근
두 번째 구속영장도 기각

조회장 檢 소환 미뤄질 듯


조현준(50) 효성그룹 회장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의혹을 풀어줄 열쇠로 검찰이 봤던 조 회장 측근 홍모(49)씨의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면서 조 회장 소환 시기도 미뤄지게 됐다.

홍씨는 조 회장과 연결되는 비자금 조성의 주체로 지목된 상태다. 그는 2010∼2015년 약 6년간 효성과 납품업체 간 홈네트워크 설비 거래 과정에 자신의 회사 H사를 끼워 넣어 120억원에 달하는 ‘통행세’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을 조 회장의 비자금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지난해 홍씨가 H사 자산은 그대로 둔 채 K사를 새로 만든 사실에 주목했다. 홍씨는 K사를 만들면서 H사 영업권을 모두 K사로 이전했지만 120억여원을 포함한 법인 유보금 160억원은 H사 법인 계좌에 남겨뒀다. 검찰은 결국 홍씨가 이 돈을 어디론가 빼돌리려 했다고 봤다. 돈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내용은 홍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9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홍씨 신병을 확보한 뒤 120억원의 실제 귀속자, 입찰을 따낸 경위 등을 중점 조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홍씨 회사에 특혜를 준 혐의로 앞서 구속된 효성그룹 건설 부문 박모 상무 역시 “모두 내가 한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 회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목이 일단 막힌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10일 “(법원의 영장 기각은) 수사를 하지 말라는 뜻 아니냐”며 반발했다.

홍씨는 효성 측과 사전 공모해 100억원가량의 일감을 따낸 혐의(입찰방해)도 있다. 검찰은 대가성을 의심한다. 이 100억원에 대해선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조 회장과 효성그룹은 2008년 이래 수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8년 첫 비자금 의혹 수사는 총수 일가와 관련이 없다며 마무리 됐다.

조 회장은 그러나 2010년 회사 돈을 이용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2013년 효성 경영비리 수사 때도 횡령 등 혐의가 포착돼 불구속 기소됐다.황인호 신훈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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