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상담의 공통 원칙은 공감… 주님의 공감능력으로 아픈 마음 치유”

평일엔 상담센터, 주일엔 예배당… 마포들음교회 이남호 신부

“목회와 상담의 공통 원칙은 공감… 주님의 공감능력으로 아픈 마음 치유” 기사의 사진
이남호 신부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토정로 교회 내 들음상담센터에서 심리상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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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동네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무료 상담센터로, 주일에는 성찬례가 거행되는 예배당으로 변신하는 교회가 있다. 주민들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는, 특별한 도전에 나선 곳은 대한성공회 소속 마포들음교회(이남호 신부)다. 교회 현판에는 ‘들음상담센터’가 병기돼 있다.

지난 5일 만난 이 신부는 “목회와 상담심리의 가장 큰 원칙은 공감해주는 것”이라며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하다 35세 때 늦깎이로 성공회대 신학과에 편입했다. 이어 45세에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상담심리사가 됐다. 그는 “성공회 부제로 사역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깨닫고 굴곡진 삶 속에서 인간을 이해하고 싶어 상담심리공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이 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장애를 평생 한 번 이상 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인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상담센터에는 그와 함께 상담심리를 전공한 박사 두 명이 내담자(來談者)를 맞이한다. 이 신부는 “성직자가 할 일이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상담기법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상담도구는 성격유형이론인 ‘에니어그램’과 ‘MBTI’다. 내담자의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성격상 특징을 파악해 심리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다. 한 번은 경력이 단절된 중년 여성이 “남편의 성공조차 싫을 정도로 우울하다”며 찾아왔다. 이 여성은 상담을 통해 상담심리학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

센터에서는 신앙상담도 이뤄진다. 내담자 대부분은 틀에 박힌 신앙의 이해와 강요 문제를 호소했다. 이 신부는 “무조건 믿으라는 말 대신 어떤 질문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일 오후 2시엔 같은 장소에서 성찬례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공간으로 바뀐다. 성도의 절반가량이 20, 30대로, 기존 교회에 적응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상담을 통해 교회를 찾은 경우가 많다.

상담센터는 오는 20일이면 개소 100일을 맞는다. 이 신부는 “상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면서 “경제적으로, 또는 심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항상 열려 있는 상담센터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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