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졌는데 외로운… 부자 나라 ‘중2’ 기사의 사진
美·英·獨·캐나다·스웨덴 등서
청소년 음주 약물 성경험 감소
대신 아빠와 대화는 편하게 느껴
학업기간 길고 모바일 발달 영향
행실 좋아졌지만 외로워진 측면도

서방 주요국과 한국 등 부유한 나라의 청소년 행실이 예전에 비해 부쩍 좋아졌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모습은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덜 만나면서 생긴 경향이어서 꼭 좋다고만 볼 수도 없다는 지적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부유한 나라 청소년의 음주와 흡연, 싸움, 성 경험이 확연히 줄었다. 호주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연령은 1998년 14.4세에서 최근 16.1세로 늦춰졌다. 영국에서는 20대 이하의 음주가 줄어든 영향으로 술집이 매년 1000개꼴로 사라지고 있다. 유럽 약물남용 감시센터에 따르면 담배와 대마초, 환각제, 각성제 등 향정신성 의약품에 손을 대는 15∼16세의 비율이 1999년 이후 감소 추세다. 스웨덴의 15∼16세 가운데 향정신성 의약품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비율은 2003년 11%에서 2015년 31%로, 아이슬란드에선 23%에서 61%로 치솟았다.

싸움도 줄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청소년 법원에서 폭행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건수는 2007년 3000명에 달했다가 2016년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1991년 미국의 14∼18세 중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밝힌 비율은 54%에 달했는데 2015년 4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10대의 출산율도 3분의 2로 줄었다. 일본의 경우는 20∼24세 남성 가운데 성 경험이 없는 사람이 2002년 34%에서 2015년 47%로 증가했다.

이처럼 육체적 쾌락에 덜 탐닉하고 예전보다 규칙을 잘 지키는 모습에 호주 애들레이드대 요네야마 쇼코 교수는 “요즘 10대는 좀 지루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는 우선 가족생활의 변화가 꼽힌다. 가족 규모가 작아지면서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1965년 미국 부모들은 일일 평균 41분을 보육에 썼는데 2012년엔 그 시간이 88분으로 늘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시간이 늘다보니 자연히 부모와의 대화를 편하게 생각하는 자녀가 많아졌다.

10대들이 아르바이트 같은 돈벌이에 일찍 나서지 않고 학업에 좀 더 집중하게 된 것도 유순하고 순응적인 특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SNS의 발달이다. SNS라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에 몰두하다보니 실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겪는 경험과 그로 인한 사고가 줄게 된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 기술이 부모의 자녀 감시를 보다 쉽게 만든 측면도 있다. 언제든 연락하고 위치를 확인하고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10대들이 과거의 10대보다 전반적으로 행실이 나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 더 외로워진 측면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친구를 쉽게 사귄다”고 답한 15세 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2003년 90%를 넘던 영국과 캐나다는 2015년 80% 아래로, 85%를 상회하던 독일과 스웨덴은 75% 밑으로 떨어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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