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늑장 대처로 禍 키워”… 소방지휘관 중징계 기사의 사진
지난달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 유족들이 11일 건물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화염과 열기로 2층 진입이 어려웠다는 소방 당국의 해명과 달리 심한 화재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유족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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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소방본부장 직위 해제… 합동조사단 브리핑

“내부 진입 지시 안해
지휘역량 부족… 부적절”
상황실은 2층 구조 요청
무전 안해 현장대원 몰라

보온등 과열·전선 파괴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화된 듯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와 관련, 늑장 대처 논란을 빚은 소방 지휘관들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소방청은 제천 화재 참사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 해제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본부장과 함께 소방본부 김익수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회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은 소방공무원 인사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소방합동조사단은 이날 제천체육관에서 진행된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신속한 초동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 및 인명구조 지시를 제대로 내렸어야 하는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소방서장은 도착 초기부터 2층 내부에 요구자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화재 진압 후 주계단 쪽으로 진입하겠다는 최초의 전술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며 “비상구를 통한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를 통한 내부로의 진입을 지시하지 않는 등 지휘역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고열과 짙은 연기를 이유로 2층 진입을 도중에 중단하는 등 구조 활동에 보다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사과했다.

소방본부 상황실은 2층에 구조 요청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무전으로 제대로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실은 무전 대신 휴대전화로 화재조사관에게 두 차례, 지휘조사팀장에게 한 차례 상황을 알렸다. 상황을 직접 전달받지 못한 현장대원들은 이 때문에 2층에 구조 요청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즉시 알지 못했다.

유족대책위원회는 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성의 없는 조사”라고 비판하고 화재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아 추가 조사를 요구한다”며 “제3의 기관 또는 국회 차원에서 보다 폭넓고 객관적으로 특별 조사를 해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재발방지대책도 내놓았다. 화재 대응 방식을 바꿔 다수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화재는 선발 출동부터 대응단계를 상향 발령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속한 현장 출동 대책, 소방장비 보강, 소방관련법 보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화재의 발화 원인은 보온등의 과열이나 전선의 파괴로 인한 전기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를 설명하면서 “발화 지점은 건물 1층 주차장 필로티 천장 위쪽 부근으로 한정된다”며 “발화 원인은 천장에 설치된 보온등의 축열(과열)이나 정온전선(열선)의 절연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전날 화재 발생 당시 발화지점에서 작업한 건물 관리과장 김모(50)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불이 난 1층 주차장 천장 내부의 얼어붙은 열선을 잡아당겨 펴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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