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사망도 人災…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원인 기사의 사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다. 주치의는 오는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병원의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며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박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이 병원에서 벌어진 신생아 사망 참사의 사인(死因)이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밝혀졌다며 “지질(脂質) 영양주사제 취급 과정에서 감염관리 의무를 위반한 간호사 2명과 이들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를 위반한 수간호사, 전공의와 주치의 등 핵심의료진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입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망한 신생아 4명에게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는데, 이는 병원이 신생아들에게 각종 영양 성분을 제공하기 위해 주사한 지질 영양주사제에서 주입됐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이 균에 감염되면 장염, 설사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심박동의 급격한 변화, 복부팽만 등 증세가 4명에게서 나타난 점을 볼 때 비슷한 시기에 감염돼 유사한 경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양주사제가 오염된 원인이 주사제 자체에 있는지, 이를 개봉해 주사기와 연결하는 과정에 있는지는 더 규명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사제를 검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일회성 실수가 아니라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관리 자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아기 16명 중 13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고, 격리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다. 유족 대표 조모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12월 초에 로타바이러스가 (병실에) 돌아다녔는데 15일에 다시 프룬디균에 감염된 것은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면서 “한 번의 실수였다면 용서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 감염 관리가 부실했다면 (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유가족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국과수 조사 결과를 존중하고 병원에서는 재발방지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종합적인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하고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며 “오늘 발표된 내용으로 지정 또는 재지정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의료기관 주사제 오염과 관련해서는 행정처분(1차 시정명령, 이를 위반 시 업무정지 15일)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강화된 안전관리 대책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사용한 영양주사제는 스모프리피드(SMOFLIPID)인데,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서 미숙아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고 경고한 제품이다. 식약처는 “FDA 경고문구가 미숙아에게 쓰지 말라는 건 아니고, 해당 사례와 달리 이번에 숨진 신생아들은 폐 등에 지방이 쌓인 흔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경구 이형민 기자 nin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