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차명계좌 다수 관리… 특활비 靑 유입 정황 기사의 사진
뉴시스
국가정보원 뇌물 상납 수사가 이명박(MB)정부 청와대 안까지 진입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국정원에서 받은 돈 일부를 민간인 사찰 폭로 무마용 자금으로 쓴 의혹까지 조사대상에 올렸다. 향후 수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성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1월 원세훈 전 원장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단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2011∼2012년 국정원 해외공작금 200만 달러(약 20억원)가 미국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잡고 같은 달 29일 원 전 원장의 구치소 수용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을 압수수색했다.

과거 수년간 국정원 예산 사용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유령업체 명의로 다수의 차명계좌를 관리한 사실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 차명계좌들이 국정원 특활비의 유통 창구로 활용됐다고 의심하고 전방위 추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MB정부 청와대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간 흔적을 찾았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12일 압수수색과 동시에 검찰 조사를 받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2008년 국정원 파견을 거쳐 2009∼2011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문제로 2012년 5월 참고인 신분으로 특별수사팀의 조사를 받았다. 그해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하자 MB정부의 보은 인사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는 서울남부지검장이던 지난해 6월 문재인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되자 사표를 냈다.

김 전 비서관은 국정원 특활비를 제공받아 그중 일부를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한 내부 폭로를 막는 데 사용한 의혹으로 다시 수사를 받게 됐다. 지금은 피의자 신분이다.

함께 압수수색을 당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은 MB정부의 문고리 권력이었다. MB의 집사(執事)라고도 불린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1년 선배로,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청와대 안살림을 총괄했다.

김 전 실장은 1997년 당시 신한국당 의원이던 이 전 대통령 비서관이 된 이래 15년간 보좌한 핵심 참모였다. 그는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2년 8월 구속 기소돼 1년3개월을 복역했다.

현재까지 3명이 받은 것으로 조사된 국정원 예산은 5억∼6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윗선은 존재하는지, 뇌물의 종착지는 어딘지, 이 전 대통령은 이와 무관한지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