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수] 심장병 딛고… 평창 설원서 ‘꿈의 질주’ 기사의 사진
미국 여자 바이애슬론 대표팀의 조안 레이드가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2017 바이애슬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스키를 탄 채 설원을 달리고 있다. 조안 레이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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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2개월 전 스키서 종목 전환
지난해 두 차례 심장수술
주변 우려 떨치고 대표팀 승선
바이애슬론서 美 첫 메달 도전

“계속해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선수 생명 살려 준 의사에 감사”


미국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지난 소치 대회까지 총 282개의 메달을 동계올림픽에서 쓸어 담은 겨울 스포츠 강국이다. 하지만 그런 미국도 동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메달을 하나도 획득하지 못한 종목이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이다.

‘바이애슬론 약체국’ 미국의 여자대표 조안 레이드(26)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이 유력시되지는 않는 선수다. 촉망 받던 대학 스키선수였던 레이드가 바이애슬론을 시작한 것은 불과 2년2개월 전이다. TV에 나온 바이애슬론 경기를 우연히 보고는 전직을 결심했다.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인 그가 바이애슬론 국제대회서 받은 최고 개인 성적표는 20위다.

하지만 레이드는 병마에 굴하지 않고 올림픽 메달의 꿈을 꿔온 의지의 소유자다. 레이드는 지난해 여름 총 7시간에 걸쳐 두 차례 심장수술을 받았다. 대수술로 주변에서는 올림픽 출전이 무리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를 이겨내고 대표팀에 뽑혔다. 레이드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선수 생명을 살려 준 의사와 병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레이드는 또 경기력보다는 유명한 외삼촌과 모친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레이드의 외삼촌은 미국을 넘어 세계 동계스포츠 역사의 영웅으로 불리는 에릭 하이든이다. 하이든은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에 출전해 500m부터 1만m까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가져간 전설적인 선수다. 네 종목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1만m에서는 세계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38개 세부종목이 진행됐던 당시 올림픽에서 미국이 딴 금메달은 하이든이 가져온 5개를 포함해 총 6개였다.

현재까지도 에릭 하이든은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종목(단체경기 제외) 5관왕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남아 있다. 하계올림픽까지 통틀어 역대 단일 올림픽에서 개인종목 5관왕에 오른 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마이클 펠프스 이전에 하이든뿐이었다. 하이든은 미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동계 스포츠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안 레이드의 모친 또한 이름이 알려진 운동선수 출신이다. 에릭 하이든의 여동생이기도 한 베스 하이든은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3000m 부문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미국은 해당 부문에서 2014년 소치 대회까지 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베스 하이든은 80년 올림픽이 끝나고 불과 6개월 뒤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도로사이클선수권대회 여자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까지 토했다.

가족의 화려한 운동 이력은 선수 입장에서 부담이 될 때가 많다. 레이드의 경우 ‘외삼촌·모친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는 가족을 자랑스러워하고 가족에 감사하며 평창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레이드는 미국 바이애슬론 대표로 확정된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독일 인첼 빙상장에서 뛴 모친의 과거 사진을 향해 두 손의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린 모습과 함께 “2018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어서 대단히 영광”이라고 글을 남겼다. 인첼 빙상장은 레이드의 모친이 1979년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올라운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에 앞서 훈련했던 장소라고 한다. 미국 첫 바이애슬론 메달이라는 희망을 안고 눈길을 헤쳐나갈 레이드의 질주에 스포츠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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