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교육정책, 학생들은 피곤하다… ‘김상곤 교육부’ 여론 뭇매 기사의 사진
‘유치원 영어금지’ 주 중 결정
오락가락 행정에 현장 혼란
피해는 학생·학부모의 몫
교육부 내부서도 “아마추어”


교육부가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번복하는 행태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다.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오락가락 행보에 “아마추어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번 주 중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영어 특별활동을 허용할지를 결정해 발표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에 혼란이 있어 결정을 미루는 건 어렵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통해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과정에서 영어교육 금지 방침을 공개했다.

학부모 반발은 거셌다. “정부가 학생 학부모를 영어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다” “부유층의 고액 영어 유치원은 놔두고 서민층 자녀의 영어 교육을 막는다”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민감한 이슈인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 문제를 건드리면서 학부모 의견을 제대로 묻지 않은 결과다.

교육부는 유아교육 혁신방안 발표 하루 뒤 “영어교육 금지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로 물러섰다. 이후 ‘오는 3월부터 시행→정해지지 않음→1년 유예→정해지지 않음’ 등으로 방침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영어교육 금지 방침을 1년 유예해 2019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유아 영어교육과 관련해 종합대책을 내놓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결정 시기를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김상곤 교육부’의 무책임 행정이 이번만이 아니란 점이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를 추진할 당시에도 ‘8학군 부활’ 우려가 제기됐다. 교육부는 “과장된 우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실제 서울 강남지역 전세가격이 들썩이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교육부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도 슬그머니 폐기하고는 적절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결정을 1년 미룬 건 최악의 사례로 꼽힌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말 “충분히 여론을 수렴한다”며 결정을 미루고 넉 달 넘게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벼락치기로 몇 달 동안 결정하기에는 파장이 너무 큰 사안이었다. 이는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도 확인됐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는데 변별력이 하락하자 역대급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교육부 내부 소식에 정통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정책의 파장을 잘 아는 교육부 관료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란 원죄 때문에 입을 다물고, 외부에서 대거 들어온 이른바 ‘김상곤맨’들이 좌지우지하면서 혼선이 거듭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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