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42)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 ‘무증상 폐암’ 협진 팀워크로 잡는다 기사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을 이끄는 흉부외과 김대현 교수(왼쪽)와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가 지난달 29일 조기폐암 진단 후 수술을 앞두고 있는 한 환자에게 향후 치료계획과 주의할 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폐암 환자 수는 총 2만4267명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전체 신규 암 환자 21만4701명 중 11.3%를 차지했다.

남자(1만7015명)는 위암에 이어 발생률 2위, 여자(7252명)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다음으로 발생률 5위를 기록했다. 여자 환자가 적은 것은 폐암의 최고 위험인자로 꼽히는 직·간접흡연의 영향을 남자들보다 덜 받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폐암은 현재 우리나라 암환자 사망원인 1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2015년 기준 5년 생존율이 평균 26.7%에 불과하다. 병기에 관계없이 10명 중 약 7∼8명이 5년 안에 사망하고 있다. 아직도 진행 상태에서 지각 발견돼 손쓸 틈이 없는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폐암 정기검진 등 조기진단 및 발견을 위한 노력은 그래서 중요하다.

폐암은 직·간접흡연 외에도 결핵, 석면폐증, 규폐증,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의 폐질환, 유전(가족력), 환경오염 등에 의해 유발된다.

늘어나는 폐암, 초기 증상 없어 더 위험

폐암의 무서운 점은 무엇보다 발병 초기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폐암다학제팀 최천웅(45·호흡기내과) 교수는 15일 “위험 증상이 있다 해도 기침발작이나 가래배출과 같이 일반 감기와 비슷한 비(非)특이적 증상으로 인해 폐암이라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론 폐암의 주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혈담 체중감소 등으로 일반 감기와 약간 다른 점이 있다. 흉통, 숨 쉴 때 쌕쌕거림, 만성피로, 식욕감소, 목쉼, 연하곤란(삼킴 장애) 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폐암이 다른 장기로 옮겨 붙으면 전이된 장기에 따라 여러 이상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가령 뇌 전이 시 두통과 어지러움, 뼈 전이 시 골격근 통증, 척추 전이 시 하지마비 증상을 겪게 된다.

더 무서운 점은 이런 증상이 나타날 정도라면 이미 초기 단계를 넘어 암세포가 폐벽을 뚫고 나가 꽤 퍼진 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행성 폐암, 더욱이 말기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에 그친다. 장기 생존 확률이 70% 이상인 조기폐암 환자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폐암 전문 의사들이 평소 이상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폐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정기 건강검진 후 또는 다른 병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이 자라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되는 이들이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암 협진팀 돈독한 팀워크 자랑

강동경희대병원은 호흡기내과 최 교수와 흉부외과 김대현(47) 교수를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교수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폐암다학제팀을 운영하고 있다. 호흡기 및 폐기관지 이상으로 방문한 환자들 가운데 폐암 환자를 최대한 조기에 선별해 완치 및 삶의 질 향상 대책을 제대로 수립해주기 위해서다.

최 교수와 김 교수는 경희대 의과대학 선·후배 사이로 2013∼2014년 잇달아 미국으로 건너가 미네소타 소재 메이요클리닉에서 최신 의학기술을 같이 연마했다. 그래서 그런지 두 교수는 국내 어느 폐암 전문의들보다도 돈독한 팀워크와 유대감을 자랑한다.

김 교수는 폐암과 식도암 수술 전문가다. 특히 폐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가능한 한 폐 기능을 살려주는 폐암 구역절제술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 수술은 혈관 위치에 따라 오른쪽 폐엽 3개를 10개 구역, 왼쪽 폐 2개를 8개 구역으로 세분화해 암이 있는 구역만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암을 제거하고도 나머지 구역의 폐 기능을 모두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 교수팀은 최근 3년간 폐암으로 구역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60명과 ‘폐엽절제술’을 받은 환자 60명을 추적 관찰하며 수술 후 폐 기능 회복 정도 및 재발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최 교수의 전문 분야는 폐암과 폐결핵의 진단 및 치료다. 더불어 호흡곤란에 시달리는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도 돌보고 있다. 최 교수는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센터장과 호흡기내과장을 겸임하며 이곳 폐암다학제팀을 이끌고 있다.

EBUS 검사로 폐암 전이여부 확인

폐암이 의심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진료와 검사, 입원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이를 위해 모든 폐암 의심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문 당일 진료와 검사, 입원 및 수술까지 가능한 폐암 환자 원스톱 신속진료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일단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만나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부터 최우선적으로 받도록 안내한다. 이 검사의 폐암 진단 정확도는 약 80% 수준이다. 따라서 확진을 위해선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 경우 우선적으로 선택, 시행하는 검사는 ‘초음파 기관지내시경’(EBUS) 검사와 ‘경피적 폐 생 조직검사’다. EBUS 검사는 내시경으로 기관지 내 점막 상태를 샅샅이 훑어보면서 동시에 초음파가 비춰주는 영상을 통해 기관지벽 바깥 부위의 상태까지 살펴보는 검사다. PET-CT검사보다 진일보한 폐암 조기진단 검사법으로 폐 주변 종격동의 임파선 전이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폐암은 병기와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및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가능하다면 수술을 먼저 고려하는 게 원칙이다.

수술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가슴을 여는 개흉술과 가슴 양쪽에 두어 개의 구멍을 뚫고 그 틈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암을 절제하는 흉강경수술이다. 김 교수팀은 전체 폐암수술의 80%를 흉강경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수술 흉터가 적어 회복이 빠르고, 수술 도중 감염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특히 조기폐암의 경우 60% 이상을 흉강경을 이용한 폐 구역절제술로 진행, 완치율을 제고하고 있다. 수술 후 폐 기능과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일 수 있어 환자들도 만족스러워한다”고 전했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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