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경영권 승계를 위해 총수 2세에게 갖가지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하이트진로에 과징금 107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부당지원을 받은 총수 2세인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 김인규 대표이사, 실무책임자인 김창규 상무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박 본부장이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2008년 이후부터 ‘통행세’ 방식으로 이익을 몰아줬다. 비상장사인 서영이앤티는 박 본부장(58.44%)을 비롯해 박문덕(14.69%) 회장 등 친족 일가 지분이 99.9%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구매하던 맥주용 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도록 하며 캔당 2원의 통행세를 붙였다. 이를 통해 56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총수일가가 챙겼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캔에 이어 캔 원료인 알루미늄코일 구매에도 같은 방식으로 서영이앤티에 매출을 몰아줬다.

하이트진로는 통행세 이외에도 2014년 2월 서영이앤티가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정상가격인 14억원보다 훨씬 비싼 25억원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공정위는 이 불공정거래에 박 본부장이 직접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하이트진로는 박 본부장 개입을 숨기기 위해 공정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서영이앤티 부당지원을 통해 박 본부장이 경영권 승계 토대가 마련됐고,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공정위 지적 사항은 이미 해소된 사항”이라며 “향후 행정소송 등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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