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도 블랙리스트 있었다” 기사의 사진
국가기록관리혁신TF 브리핑

박동훈 前 원장 수사의뢰 권고
‘문제위원 8개 위원회 20명
단계적 교체 추진’ 문건 등장

직원이 사본 보관하다 전달
박 전 원장 “사실 무근” 반박
국제기구 위원 구성도 개입 정황


국가기록관리혁신 태스크포스(TF)가 국가기록원 내에도 특정인사 차별·배제를 지시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국가기록원장에 대해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당사자인 박동훈 전 국가기록원장(현 지방공기업평가원 이사장)은 “블랙리스트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민간 전문가들로 발족한 국가기록관리혁신TF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개월간의 운영 경과를 발표했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기록관리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지낸 안병우 혁신TF 위원장(한신대 명예교수)은 “2015년 당시 국가기록원장이 ‘문제위원 8개 위원회 20명을 단계적으로 교체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장관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혁신TF 측이 공개한 2015년 3월 26일자 장관 보고 문서에는 ‘일부 직원 외부 진보좌편향 인사와 네트워크 형성, 국가기록관리제도가 정부정책에 반하는 방향으로 추진’이라는 표현과 ‘문제위원 교체(8개 위원회 20명) 향후 임기 도래 시 단계적 교체 추진’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 보고 문서는 국가기록물로 등록되지 않고 직원이 사본을 보관하다 혁신TF 측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조사 권한이 없어 실제 명단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배제됐다는 것은 기록관리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8개 위원회 20명’이라는 것은 명단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대략적으로 예측해 산출한 것”이라며 “실제 교체가 이뤄지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도 없다”고 밝혔다.

국제기구 위원 구성에 국가기록원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관 현안보고 문서에는 ‘세계기록협의회(ICA·2016년 개최) 총회 관련 문제 있는 준비위원(3명) 교체 기(旣)조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혁신TF 측은 “ICA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가기록관리위 위원이 담당 과장에게 ‘특정인 4명은 반드시 배제하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같은 해 10월 22일 작성된 장관 보고 문서에서는 ‘동아시아기록협의회(ESTICA) 사무총장으로 문제인사(이상민 박사) 선출 시도가 있었으나 한·중·일 국가기록원장 회의를 통해 저지’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박 전 원장은 “중국기록원장이 반대를 하면서 무산된 것인데 ‘저지’라는 표현이 문제였던 같다”고 해명했다. 박 전 원장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혁신TF 측을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법적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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