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부동산 대책 일기 쓰듯 발표 안한다” 기사의 사진
“설익은 대책은 되레 부작용
가격 폭등 때마다 대응 안해
충분히 분석 후 대책 내놓겠다”

마·용·성 신조어 등장
무주택자 불안 심리 확산


청와대가 15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추가 대책을 일기 쓰듯 바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때마다 대책을 내놓았던 과거 정책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국 부동산 가격 변동에 대한 분석이 끝난 뒤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는 취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움직임이 이 정도 되면 추가 대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체적인 그림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오른다고 추가 대책을 바로 발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동산 가격의 변동이 강남 4구에 국한된 것인지, 일반화된 전국적 현상인지 여러 가지 지표와 상황을 보고 자세히, 여유있게 파악해 봐야 한다”며 “정부가 설익은 대책을 그때그때 내놓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굉장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지금까지 성공 못한 이유는 가격 급등에 깜짝 놀라 일단 가격을 잡아야 한다는 식이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에 대해 얘기하면 그것이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청와대는 현재 김수현 사회수석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하며 전국 부동산 가격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8·2 부동산 대책 이후의 후속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다만 ‘후속 대책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와 보유세 인상 도입을 시사하며 엄포를 놓고 있지만 강남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강남 집값의 폭등세가 강북으로 옮겨 붙는 분위기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서울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의 아파트 값이 상승세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 지역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며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0.57%를 기록했다. 8·2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당, 판교 등 신도시 아파트 값도 지난주 0.1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의 매수세가 강해진 요인으로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를 꼽는다. 전·월세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이러다 집값이 더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대다수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대하며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춘 이들이다.

최근 서울 용산구 아파트를 구입한 30대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은 이미 1억여원이 올랐고 주변은 더 올랐다”며 “어떤 대책이 나와도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구입했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 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가격을 더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 청와대의 신중론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무조건적인 가격 억제 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지역에 대해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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