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혐한’ 시작은 2002 월드컵”… 아사히신문 분석 기사의 사진
우호적인 한·일 관계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2002년 한일월드컵이 오히려 일본에서 ‘혐한(嫌韓)’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16일 2002 월드컵 때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일본인이 많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혐한파를 늘릴 새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2002 월드컵 당시 방한한 일본 관광객은 길거리에서 한국인들이 일본 팀에게 야유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일본에서 공동개최를 환영하는 보도만 접하다가 한국에 와서 “(일본은) 적이다. 패배하라”는 구호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16강전 토너먼트에서 한국 선수가 이탈리아 선수의 뒤통수를 치는 거친 플레이를 하는가 하면 한국에 유리한 오심이 있었다는 논란은 일본 축구팬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특히 일본이 16강전에서 떨어진 데 반해 한국이 4위에 오른 것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더욱 나쁘게 했다. 이런 일을 겪은 일부 일본인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확산시켰다.

2005년 혐한물 출판 붐의 계기가 된 베스트셀러 ‘만화 혐한류’의 저자 야마노 샤린은 “월드컵을 계기로 태어난 혐한은 ‘친한(親韓)’을 연출하려고 애쓰는 주요 매스컴에 대한 반기(反旗)이기도 했다”면서 “위안부 문제 갈등으로 이미 혐한 시각을 지녔던 나와 주변 사람들의 속마음을 대변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2003년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며 시작된 한류는 일본인이 그동안 잘 몰랐던 한국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는 “월드컵에서 시작돼 한류 열풍의 시기에 한국을 ‘발견’한 일본인이 많았다”면서 “그동안 한국은 일본보다 뒤떨어진 소국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의 힘과 고도로 발전된 사회상을 보면서 일부 일본인이 위협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2013년 동아시아 축구컵 결승 당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흔들자 한국 응원단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스포츠 경기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창올림픽은 이미 위안부 한·일 합의 논란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회식 참석 여부 등 정치적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평론가 후루야 쓰네히라는 “일본 선수가 참가하는 평창올림픽은 한국의 경기운영 방식과 한국과의 메달 경쟁 등과 맞물려 혐한파에게 절호의 비판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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