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경건함보다 신박함… 청소년 눈높이에 딱!

‘오진예수’의 주인공 CCM그룹 C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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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M 그룹 CPR의 멤버 이화익(오른쪽) 박진희씨가 18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의 연습실에서 그들의 대표곡 ‘오진예수’를 연주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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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선입견이 있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주목받기 위해 꼼수를 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18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음악연습실에서 그들을 만난 이후 의혹은 사라졌다. CCM 그룹 CPR(Church Praise Revolution)이 주인공이다.

CPR은 지난해 중반 이후 꽤 유명세를 치렀다. 이들이 발표한 찬양곡 ‘오진예수’ 덕분이다. 당시 벅스뮤직과 네이버뮤직 등 각종 음원 사이트의 CCM 부문 1위에 랭크됐고 한때 멜론 차트에서는 모든 장르를 포함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비기독교인이 다수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요즘도 종종 SNS 등에서 거론된다. 제목과 가사 때문이다.

‘예수는 오지신 분 오지구요. 예수는 진리신 분 진리구요. 그의 능력친 만렙. 한계가 없으신 클라스. ㅇㅈ 범사에 그를 인정해 주는 나의 모든 것 나의 최애 되신 주님.’(오진예수 가사의 일부)

오지다는 표준어 ‘오달지다’의 다른 표현으로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를 뜻한다. 만렙은 컴퓨터게임 용어로 가장 높은 레벨을 의미한다. ㅇㅈ은 인정(認定)을, 최애는 ‘가장 좋아하는’을, 클라스는 수준을 뜻한다. 모두 청소년들이 일상 대화와 인터넷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CPR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이화익(36)씨는 조심스레 노래의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저희 둘 다 20대 초반부터 청소년부 교사로 섬기며 느낀 게 아이들이 찬양을 지루해 한다는 것이었어요. 찬양 가사에 평소 사용하지 않는 말이나 옛날 표현이 많아 아이들이 의미도 모르고 부르는 게 눈에 보였죠. 예수님을 온전히 찬양하기 어려워하더군요. 뭔가 그들이 친숙하게, 마음을 열고 부를 수 있는 찬양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곡이 완성되고 이씨는 출석 중인 경기도 고양시 처음그교회(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협의회 소속)의 청소년들과 장년 성도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고 응원에 힘입어 대중 앞에 공개하게 됐다. CPR은 ‘오진예수’ 이후에도 ‘헐 개이득’(부제: 날 구원하신 주) ‘이거 실화냐: 예수님이 말씀하시니’ 등의 곡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신선하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다수였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품위 없다’ ‘장난스럽다’는 등의 지적이었다. 보컬을 맡고 있는 박진희(32)씨는 “비판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메일이나 SNS 메신저를 통해서 비판하는 말을 해주신 분들이 많아요. 논리적이고 건강한 비판은 더 선한 길로 나갈 수 있는 걸 돕는 자양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CPR은 작사 과정에서 엄격한 검열을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과 자주 대화해 부정적 의미를 가진 단어를 추리고 이는 가사에 넣지 않는다. 평소에는 신앙인으로 바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욕설과 속어, 은어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가장 속상한 것은 ‘기독교의 권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단이 만든 노래’라는 말을 들을 때다. 박씨는 중학교 3학년 때 교회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고백했다. “저는 순복음 계통의 교회에서 쭉 신앙생활을 했어요. 대학에 가서도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며 신앙을 견고히 지켰습니다. 현재는 화익이 형과 같은 교회에 출석 중이고요.”

이씨는 신중하게 입을 뗐다. “저희 집안은 4대째 예수님을 믿고 있어요. 할아버지께서 목회를 하셨고, 큰아버지는 서울 영락교회 이철신 목사입니다. 최근 교회를 옮기기 전까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자칫 저희에 대한 비난이 가족에게 확대될까 두려워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좀 당당해지려고요.”(웃음)

두 사람은 각자의 직업을 갖고 있다. 이씨는 광고나 드라마 음악 등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고 박씨는 서울외국어고등학교에서 러시아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CCM 시장의 침체로 많은 가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CPR이 음악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다.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찬양곡을 만들고 부를 계획입니다. 기성세대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도 노력할 거고요. 교회와 복음에 관심 없는 아이들이 저희 노래를 통해 예수님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박진희)

“청소년들과 노래뿐 아니라 기독교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누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저희가 성경적으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화익)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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