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알바생들 “고용보험 NO”… 공중에 뜬 일자리 자금 기사의 사진
보험 들어야 사업자들 지원받아
사회보험료 월 3만원 내면
국민연금 14만원 적립돼 이득
정보부족·임금감소 우려해 기피


정부의 최저임금 지원 정책이 ‘알바의 고용보험 기피’라는 엉뚱한 복병을 만났다. 영세사업자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인 아르바이트생이 가입을 꺼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에 1인당 월 13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한다. 대신 고용보험 가입이 조건이다. 그래서 사업주들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고용보험 가입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호응도가 낮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걸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다고 거절하는 사례가 잦다.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하루만 일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어 매번 고용보험에 가입해주는 것도 골치 아픈데, 아예 일을 안 하려고 하니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부담이다.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나머지 사회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에도 자동 가입된다. 원천징수하는 보험료가 그만큼 올라간다. 최저임금(시급 7530원)을 적용해 월 157만원을 받으면 근로자가 내야 할 고용보험료는 월 1만220원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월 7만810원)과 건강보험(월 5만2720원)을 더하면 근로자 부담액은 13만3750원에 이른다. 월급의 8.5% 수준이다. 짧은 기간만 일하는데 이 돈을 내기 싫은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을 근로자가 다 내는 게 아니다. 근로자 부담액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준다. 국민연금의 경우 낸 돈보다 많이 보험금이 쌓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1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일부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건강보험 신규 가입자 감면 혜택도 적용된다.

최저임금을 적용해 월 157만원을 받는 근로자라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가입하면서 납부해야 하는 돈 가운데 9만9270원을 정부가 대신 내준다. 근로자가 실제 내는 돈은 3만4480원에 불과하다. 원천징수되는 보험료가 월급의 2.2%에 그친다. 근로자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월 7090원 내면 적립금은 14만1620원이 쌓인다. 근로자가 낸 돈에 정부 지급분, 사업주 부담분을 합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르바이트생들이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것은 정부 정책이 실제 수혜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생긴 ‘정보 구멍’ 때문이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모(19·여)씨는 “그런 안내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국민연금에 민감한 장년층과 대비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60세 이상인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는 34만5292명에 이른다. 의무가입 연령(60세)을 넘어서도 보험료를 내는 이유는 노후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사회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내주는데도 왜 가입을 거부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