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BMW 친화정책 기사의 사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 한국GM 등이 생산한 전기차에 대한 예약 주문이 연초부터 폭주하고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늘려 나가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5500대 수준인 전기차를 2022년까지 5만대, 2025년에는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가 근래 두각을 보이는 것 같지만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는다. 1884년 영국의 발명가 토머스 파커에 의해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가 개발된 후 석유를 원료로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도 먼저 시장을 주도했다. 냄새와 진동, 소음이 적고 운전 조작이 간편하다는 등의 장점에 힘입어 초기 시장을 선점했고 1910년대 초반까지 대세를 형성했다. 그러나 포드자동차가 1908년 내연기관 대중차인 ‘모델 T’를 출시하며 양산체제를 갖췄고 텍사스에서 대량의 원유가 발견되면서 주도권을 빼앗겨 1920년대 중반 이후 자취를 감췄다. 일본에서 2차 세계대전 후 잠깐 생산됐지만 반짝 운행에 그쳤다.

전기차가 상업용으로 재등장한 건 20세기 후반이다. 1996년 GM이 EV1을 대량생산했고 온실가스에 대한 위기감 고조로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빠르게 보급돼가고 있다. 중·소형이 보통 4000만원이 넘지만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이 1500만∼2000만원이어서 구매비용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하다. 전기차는 연료비 절감 잇점에다 충전시설 확충,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0㎞ 이상으로 확대 등 기술진보에 힘입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4년 1075대에서 2015년 2907대, 2016년 5914대, 지난해 1만3826대로 급-증하는 추세다.

전기차가 환경친화적인 건 분명하지만 무공해 차량은 아니다. 축전지 생산, 운행 과정에서의 타이어 마모 등으로 인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생산과정까지 감안하면 휘발유차에 비해 온실가스는 53%, 미세먼지는 92.7%를 배출한다는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서울대의 공동연구 결과도 있다. 전기차가 환경 측면에서 진일보했지만 최선의 대안은 아닌 셈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하는 BMW(Bus+Metro+Walk)에는 비할 바는 아니다. 대중교통 요금을 낮게 유지하면서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관련 시설을 개선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이유다.

라동철 논설위원,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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