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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인만] 강남 집값, 당근과 채찍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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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1억원을 낸 강남 반포아파트 계약이 깨졌다며 1억원의 위약금을 받고 씁쓸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엄청난 대책을 쏟아부었음에도 더 과열되고 있는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은 무엇이며 과연 대책은 없는 것인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다주택 양도세 중과, 대출 강화, 전매 제한 등 강한 규제 폭탄에도 강남 집값의 고공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보유세 인상 카드뿐만 아니라 안전진단 강화와 재건축 연한 연장, 심지어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초과이익환수 예상가격을 섣불리 발표했다. 강남4구 15개 단지는 4억4000만원, 한 단지는 8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초과이익환수를 피하지 못한 재건축 아파트들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강남 집값이 하락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도 정확한 산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서둘러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세금폭탄 경고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강남 과열을 식히자는 의도로 분석된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대해 초과이익환수 폭탄으로 열기를 제거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정부의 바람처럼 강남 열기를 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부작용만 커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의 경우 미래 가격과 준공시점 등 중요 변수에 따라 예상 환수부담금이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그러니 초과이익부담금이 정부 발표와 다르게 나오면 정부 신뢰도에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는 미실현 이익과 양도소득세 이중과세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별 시세차익이 다름에도 동일한 부담금을 내는 문제, 노후 아파트에서 수십 년을 거주한 1주택 실수요자를 투기로 보는 문제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위헌소송 제기도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강남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선사업도 아니고 남는 것도 없는데 굳이 재건축 사업을 할 명분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재건축 사업이 위축되면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강남 지역의 신규 공급은 더 줄면서 중장기적으로 강남 집값을 더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많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똘똘한 집 한 채’를 구입하자는 열기는 강남의 입주물량 영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점이 작용된 결과이다.

보유세 인상 카드는 잦은 언론플레이로 시장의 내성이 생겨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 하려면 빨리하는 편이 낫다. 다만 향후 부동산 시장이 꺾인 후 강화된 보유세가 부메랑이 돼 시장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장기 거주 1주택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세밀하게 규제 대상을 정할 필요가 있다.

고급 수요가 몰려 있는 강남 집값은 수요 억제만으로 절대 잡을 수 없다. 강남은 교육, 교통, 인프라, 고급 커뮤니티, 브랜드 가치 모든 면에서 돈이 있으면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다주택과 대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르는 건 대출받지 않고 내 돈으로 세금을 내더라도 강남에 집 한 채 사려는 실수요가 여전히 두텁기 때문이다.

강남에 양질의 주택을 늘려야 해결될 문제인데 오히려 재건축 규제를 하면 장기적으로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그 아파트들 가격만 더 오를 뿐 대치·반포동 같은 인기지역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강남 재건축 규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강남에 양질의 신규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법은 재건축밖에 없다. 그렇다면 규제만 하기보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 일반분양을 대폭 늘리면서 사업 속도를 빠르게 하고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도 개발이익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투기수요를 막기 위한 일정 기간 거래 제한과 거주 요건 및 양도세 강화 등 페널티도 병행하는 당근과 채찍 투 트랙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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