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 스스로 결정”… 연명의료법 내달 4일 시행 기사의 사진
AD 등록·의료기관 신청 받아
복지부, 3개월 시범사업 결과
107명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무연고자·독거노인은 제외


말기와 임종 과정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존엄한 죽음을 택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의 전면 시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4일 법 시행을 앞두고 29일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 등록기관과 의료기관 신청을 받는다고 24일 밝혔다.

법 적용 대상은 말기(암·에이즈·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간경화) 및 임종 과정의 환자로 주치의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의 일치된 판단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 식물인간이나 뇌사자는 대상이 안 된다. 또 응급상황 환자나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단·유보가 가능한 연명의료는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항암제투여 혈액투석 4가지다.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의 의사 표현은 건강할 때 써놓는 AD와 입원 후 의사와 함께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POLST)로 할 수 있다. POLST 작성은 자체 윤리위원회가 설치돼 복지부에 등록된 의료기관에서 가능하다.

환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할 때는 가족 2명 이상의 일치된 진술과 의사 2인의 확인으로 평소 그의 뜻을 입증하면 된다. 가족 진술은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까지 가능하다. 가족이 한 명뿐일 때는 1인 진술로도 유효하다.

환자의 의사 능력이 없고 평소 뜻도 확인할 수 없을 땐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인의 확인이 필요하다. 가족 합의는 구성원의 녹음·녹취 등에 의한 확인도 인정된다.

미성년자는 친권자의 결정으로 가능하다. 다만 무연고자나 독거노인 등 가족이 있더라도 교류가 없는 경우 대리 결정할 수 없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진행된 시범사업 결과 POLST 작성자는 모두 107명이었다. 상담은 273명에게 이뤄졌으나 실제 작성은 절반에 못 미쳤다. 연명의료중단이란 말을 꺼내기 힘든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POLST 작성자의 80%가 50∼70대였다. 말기암 환자가 90%를 차지했다. 107명 가운데 54명은 실제 연명의료를 유보·중단했으며 그중 47명이 사망했다. 19세 이상이면 가능한 AD 작성자는 9336명이었다.

복지부는 “법이 시행되면 자신이 작성한 POLST와 AD를 연명의료정보포털(1st.go.kr)에서 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작성된 서류는 언제든 내용 변경과 철회가 가능하다. 한 번 작성·등록된 POLST는 환자가 퇴원했다가 수개월 뒤 재입원해도 효력을 지닌다.

법 시행 전 민간기관 혹은 시범기관이 아닌 곳에서 작성된 유사 서류(사전의료지시서 등)는 법적 효력이 없다. 병원의 응급상황에서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DNR(심폐소생술 금지)’ 서식도 법적 문서로 인정받지 못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DNR은 임종 과정이라는 의학적 판단을 전제하기보다 ‘심장 정지’라는 특수상황에 대해 의료기관이 자체 활용해 오던 임의 서식으로 연명의료결정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글=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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