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논문 조작 누명 서울대병원 교수… 법원 “해고 무효” 기사의 사진
임홍국 前 교수 승소

대학, 2013년 논문조작 판정
재임용 때 평정 낮아 탈락

법원 “평가자 주관 개입
평정 점수 타당성 없다”
논문조작도 근거없다고 봐


심장수술 생존율을 부풀렸다는 누명을 쓰고 해임됐던 임홍국(사진) 전 서울대병원 교수가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 사건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논문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판정,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제2의 황우석 사태’로까지 불렸지만 학교와 병원 측의 오판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김한성)는 임 전 교수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그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 통보를 받은 지 1년7개월 만이다.

임 전 교수는 2009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에 교수로 임용됐다. 2012년 첫 재임용 심사에서는 종합평정 4.40점(5점 만점)으로 통과했으나 2014년 이후 5차례 연속 승진심사에서 탈락했다. 결국 2016년 6월 재임용 심사에서 종합평정 3.13점을 받아 탈락했다.

병원 측이 표면적으로 문제 삼은 부분은 진료 실적이다. 임 전 교수는 ‘진료’와 ‘기여도 및 인성’ 항목에서 각각 2.33점, 2.66점을 받았다. 4년 전 첫 재임용 심사 때에 비해 1.60∼2.00점이나 떨어졌다. 병원 측은 임 전 교수의 진료실적이 같은 흉부외과 교수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두 항목의 점수 모두 타당성이 없다고 봤다. 임 전 교수는 당시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로서 주중 오후와 오전 10세션 중 5세션 이상을 중환자실에 할애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다른 과 소속 중환자실 전담의들의 진료실적 역시 각 과의 다른 교수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인성 및 기여도에 대해서는 “평가자의 주관과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며 “피고에 비판적인 임상교수요원을 배제하거나 기타 임면권자 개인의 주관적 목적을 위해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진실위는 다른 교수의 제보를 받아 조사에 착수, 임 전 교수가 50% 수준인 심장수술 생존율을 83%로 부풀렸다고 2013년 결론 내렸다. 임 전 교수는 명예를 훼손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내 1∼3심에서 모두 ‘의도된 조작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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