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책으로 대화합니다” 기사의 사진
장석주(오른쪽) 박연준 시인 부부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함께 쓴 책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와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를 각각 들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영희 기자
2년 전 함께 쓴 책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로 결혼을 선언했던 장석주(63) 박연준(38) 시인 부부가 이번엔 독서일기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를 냈다. 전작은 ‘책 결혼식’으로 이해됐다. 후자는 두 시인이 한집에 살며 읽은 독서 목록과 일상을 담았으니 ‘책 신혼기’로 불려도 될 듯하다.

부부를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만났다. 이 책은 어떻게 쓰게 됐을까. “‘책 결혼식’을 올려줬던 (출판사 난다 대표) 김민정 시인이 지난해 첫날 제안하더라. 웃기는 건 전날 내가 꿈에서 책 보느라 바쁜 김 시인을 만났다는 거다. 예지몽인가 했다(웃음).”(박연준) “나는 스스로를 ‘문장노동자’라고 생각한다. 매일 최소 8시간은 읽고 쓴다. 오늘도 새벽 3시30분쯤 일어나 평론 하나 완성하고 나왔다. 독서일기야 매일 하는 걸 글로 옮기면 되니까….”(장석주) 책은 두 사람이 각각 그날 읽은 책과 그 감상으로 한쪽씩 채워져 있다. 2017년 첫날부터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후부터 12월 말까지는 각자의 책 리스트가 첨부돼 있다.

전업작가인 두 사람은 눈뜨면 같이 책 읽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며 책에 대해 얘기한다. 두 사람의 독서 취향은 성격만큼 차이가 크다. 장 시인이 인문학 철학 자연과학 서적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차가운’ 읽기라면 박 시인은 문학을 중심으로 공감을 드러내는 ‘따뜻한’ 읽기다.

박 시인은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참 크다. 어떤 견고한 인생의 결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소설에서 시의 영감을 많이 받는다. 최근엔 소설 ‘달콤한 노래’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장 시인은 시에서 산문의 영감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독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만화책이든 추리소설이든 뭐든 재미있어야 읽을 수 있다. 쉽고 재미있는 책에서 독서를 시작해 확장해가라고 한다.”(박연준) “좋아하는 책을 읽은 뒤 그 책에 이어 관련된 책을 읽어나가면 좋다. 맥락을 따르는 것이다.”(장석주)

책을 통해 두 사람의 일상을 엿볼 수도 있다. 장 시인은 아내에게 “우동은 면발, 책은 장석주”라거나 “냉면은 을밀대, 문장은 장석주”라는 농담을 던지곤 한다. 그러면 박 시인은 “쓸데없는 소리 말라”며 눈을 흘긴다. 밖에 나가서도 그런 말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장 시인은 “집에서만 한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2004년 처음 만나 10여년 만에 결혼을 했고 2년간 부부생활을 했다. 그들에게 결혼과 연애의 차이는 무엇인지 물었다. 장 시인은 “연애는 달콤한 불안정성이다. 결혼은 무겁지만 감미로운 안정성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박 시인은 “연애는 편집이 가능하지만 결혼은 편집 불가능한 총체성이 있다”며 “결혼 후 뭔가 삶의 균형이 잡힌 느낌”이라고 했다. 결혼 후 둘은 많이 변했다고 한다. 장 시인은 “아내의 패딩에서 오리털이 삐죽 나오지 않냐. 내가 그 깃털 들고 그런다. ‘역시 당신은 천사가 분명해’라고.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웃었다. 서정적인 책 제목도 실은 남편이 아내에게 남긴 본문 속 편지에서 따왔다. 둘은 여느 부부처럼 달달한 신혼기를 만끽 중이다. 그것도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책들에 둘러싸여.

글=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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