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펴낸 최고요 “예쁜 집, 꾸미지 말고 가꾸세요” 기사의 사진
공간디렉터 최고요 탠크리에이티브 실장이 현재 살고 있는 서울 광진구 자택 책장 앞에 서 있다. 그는 “집을 구하는 우리 수요자들의 눈이 높아지면 집을 짓는 건축주들도 더 좋은 집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요씨 제공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전문가를 만난다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집을 예쁘게 만들 수 있나요?”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공간디렉터 최고요(35) 탠크리에이티브 실장은 “제일 쉽고 간단한 방법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바로 청소다. 다음은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의외의 답이었다. 어떻게 꾸미면 될지 알려줄 줄 알았는데 치우는 거부터 하란다. 최 실장은 “청소하고 짐 버리면 집이 예뻐진다는 걸 다 안다. 다만 실천을 안 하는 것”이라며 “청소를 습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신간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휴머니스트)에서 집을 손쉽게 가꾸고 자기가 좋아하는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최 실장은 “나는 집을 꾸민다는 말보다 가꾼다는 말을 좋아한다. ‘정원을 가꾼다’처럼 ‘집을 가꾼다’는 건 집을 소중히 돌본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가 집을 가꾸고 돌봐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내 집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최 실장은 호주 시드니공대(UTS) 시각디자인과 졸업 후 2010년부터 공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어떻게 집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단칸방에 살다 내가 열 살 무렵 우리 가족이 방 세 개짜리 집에서 살게 됐다. 처음 생긴 내 방엔 백설공주 벽지를 발랐다. 근데 집안 사정으로 1년 만에 이사를 했고 다시 그런 방을 갖지 못했다. 아마 그 상실 이후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집에 살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한 것 같다(웃음)”고 했다.

그래서 월세에 살던 때나 반전세에 사는 현재도 집을 꾸미는 데 최선을 다한다. 책에는 최 실장이 낡고 오래된 집을 놀랍게 변신시킨 사례들이 상세히 나온다. 큰돈을 쓰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는데도 고유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는 “그릇을 하나 살 때도 비싼 것이나 남들이 멋지다고 하는 것보다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를 기준으로 골랐다. 눈에 거슬리는 것은 버리고 애정이 가는 것들은 집안 잘 보이는 곳에 뒀다”고 했다.

그렇게 예쁜 집을 꾸미고 블로그(blog.naver.com/she9525)에 그 얘기를 올렸고 제법 유명해지게 됐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꽤 있었다. “집주인만 좋은 일 시킨다” “그럴 돈 있으면 다른 데 써라” 등이다.

최 실장은 “집을 빌려 사는 사람들이 그 집을 꾸미는 걸 낭비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집을 예쁘게 꾸미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는 집에 언제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지 않으냐. 20년을 살든 2년을 살든 내가 원하는 공간에 사는 것이 좋아서 집을 가꾼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