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45) 강동경희대 다학제팀] 320g 초극소 저체중아 살려낸 소중한 경험 축적 기사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 신생아 다학제팀을 이끄는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왼쪽)와 산부인과 설현주 교수가 지난 2일 소아청소년과 외래진료실에서 고위험산모 및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위해 어떤 처치가 필요한지 협의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늦게 가진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탈 없이 만삭 열 달을 채우고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을까.”

고령산모들이 하나같이 궁금해 하는 걱정거리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가까스로 2세를 갖게 됐다는 기쁨에 앞서 아기 건강에 대한 걱정과 조바심이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는 요즘 저출산 문제 못지않게 가임기 여성들의 출산연령이 계속 높아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조사결과 평균 출산연령은 32세를 넘겼고, 첫 출산 산모 4명 중 1명은 35세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처음이든 두번째든 고령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모두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협진 통해 출산전후 산모와 아기 건강 관리

강동경희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다학제팀은 이들 고위험 임신 및 출산 여성들에게 건강이란 선물을 안겨줄 목적으로 탄생한 조직이다. 핵심 인력은 산부인과 설현주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다.

설 교수는 임신 중 태아의 건강 감시는 물론, 조산 위험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정 교수와 협력진료(협진)를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설 교수는 고위험임신부클리닉을 개설, 365일 운영하고 있고 정 교수는 신생아중환자실과 성장·발달 클리닉을 책임지고 있다.

정 교수는 속칭 ‘미숙아’로 불리는 조산아(저체중 출생아)를 퇴원 전까지 키우는 일에 능숙하다. 최근 2년간 돌본 조산아 중 생명을 지키지 못한 아기가 1명밖에 안 될 정도로 성공률이 높다. 정 교수는 출생 당시 체중이 각각 320g, 520g밖에 안 돼 누가 봐도 살리기 힘들 것이라 여긴 초극소 저체중아도 살려낸 경험이 있다.

정 교수가 그동안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관련 논문은 40여편에 이른다. 최근에는 경희대 의대 배종우 최용성 교수팀과 함께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RDS)의 치료제인 폐표면활성제를 차세대 펩타이드 합성 신약으로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고위험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연구활동을 열심히 하기는 설 교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수가 30여 편에 이를 정도.

설 교수는 “최적의 산전 관리를 방해하는 위험인자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며 “요즘엔 다른 병원 산부인과 교수들과 손잡고 조산 예측 인자(因子)에 관한 다기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생 후 만 4세까지 건강 돌봐줘

강동경희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다학제팀의 주된 진료 대상은 조산 고위험군을 비롯해 임신 합병증, 태아발육 이상, 선천성 심장기형 등으로 출생시 아기의 건강이 염려되는 임신부와 신생아들이다.

출산 전에는 고위험 임신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돌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 위기를 넘기는 데 주력하고 출산 후에는 조산아 등의 미성숙 장기가 외형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임신과 출산 자체는 병이 아니다. 오히려 축복이자 건강의 징표다. 임신부는 정기적 산전관리나 임박한 출산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그렇다고 모두가 환자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가임기 여성이 환자 취급을 받는 경우란 몸이 병들거나 임신으로 인해 산모 또는 태아의 건강이 위험에 빠지게 됐을 때뿐이다. 전체 임신부의 약 10%에 해당하는 고위험 임신이 대표적이다.

고위험 임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임신 전부터 갖고 있던 문제가 임신과 함께 위험성이 커지는 경우, 다른 하나는 임신 자체가 전에 없던 위험성을 높이는 경우다.

임신 전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었거나 조산 사산 임신합병증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임신부는 전자에 해당된다. 후자는 건강한 여성이 임신으로 인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갖게 됐거나 태아의 기형 또는 성장 태반 양수의 이상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경우다. 이 중 어느 경우든 고위험 임신부는 결국 미숙아나 저체중아 등 고위험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출생 체중 1.5kg 미만 출생아 생존율 100%

조산아는 대부분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다. 특히 임신 기간이 32주 미만이고, 체중도 1.5㎏이 안 되면 집중 치료와 적극적 재활치료가 필수다.

정상 체중의 만삭아인데도 신생아 일과성 빈호흡, 태변흡입증후군, 폐동맥고혈압, 중증 황달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한다. 모두 집중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고위험 신생아는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출생과 동시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게 된다. 정 교수팀은 2016∼2017년 2년간 출생체중이 1.5㎏ 이상인 조산아뿐만 아니라 1.5㎏ 미만 출생아의 생존율도 100%를 기록했다.

조산아에게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은 뇌출혈이다. 특히 뇌실 내 출혈이 흔한데 퇴원 후 후유증으로 정신지체나 뇌성마비를 앓을 우려가 높다.

극소 저체중아는 발달장애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이를 막기 위해 정 교수 주도 하에 성장·발달 클리닉을 개설, 발달장애를 최소화해주려 애쓰고 있다.

정 교수는 “지금은 괜찮더라도 나중에 발달 지연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뇌혈관에 이상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출생체중 1.5kg 미만의 아기들은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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