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간 하나·국민銀 ‘VIP 리스트’ 기사의 사진
국회서 마주친 3인. 사진은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 행장, 최흥식 금감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하나 55명·국민 20명 관리
은행측, 명단·특혜 채용 부인
청탁자·윗선 밝혀낼지 주목
CEO 리스크 현실화될 수도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주기 위해 ‘VIP 리스트’를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은행들은 명단의 존재와 특혜 여부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청탁자나 ‘윗선’의 지시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시중은행 채용비리 수사를 의뢰하며 넘긴 자료에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VIP 리스트가 포함됐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55명, 국민은행은 20명의 명단을 따로 관리했는데 이들 모두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이 가운데 6명(하나은행)과 3명(국민은행)은 특혜를 받아 최종 합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명단에는 지원자의 인적사항과 함께 계열사 사장이나 사외이사 같은 추천인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 명은 ‘사외이사 추천’으로 표시돼 있었는데, 이름이나 회사명이 적혀 있지 않아 청탁자를 특정하기 애매한 사례였다. 하나은행은 “거래처의 사외이사”라고 해명했다. 국민은행 리스트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종손녀(누나의 손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VIP 리스트는 우리은행 특혜 채용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외부 청탁자 및 우리은행 관계자의 친인척 명부를 관리하며 채용 과정에서 불합격자를 합격 처리하는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외풍에 취약하기 때문에 채용 시즌이 되면 안팎의 청탁이 빗발친다”며 “특혜를 줬는지 여부를 떠나 이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 명단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부인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명단의 존재와 특혜 여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최흥식 금감원장은 앞서 은행의 반발에 “검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며 맞받아쳤다.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회사 이사회에 CEO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하나·국민은행의 VIP 리스트 등은 이제 검찰이 밝힐 몫이 됐다. 금감원 검사에선 VIP 명단에 오른 인물들이 실제 청탁을 했는지 등은 아직 밝혀내지 못한 상황이다. 또 특혜를 받아 합격한 이들이 청탁 과정에 적극 개입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검찰 수사는 청탁 사실 여부와 함께 면접점수 조작 과정에서 CEO 등 은행 경영진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홍석호 나성원 기자 wi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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