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창서도 ‘미투’… “자원봉사자에 여성 비하 발언” 폭로 기사의 사진
성희롱·성추행 피해 제보 잇달아

“집에서 아내가 감탄 안 해주니
남편이 돈 주고 노래방 간다”
위원장 “오해 있었다” 사과

아르바이트생 성희롱 의혹
팀장이 여대생에 “안아 달라”
어깨 주무르는 척 만지기도


평창 동계올림픽 아르바이트생과 자원봉사자들이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이 성평등 교육 직후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투(#MeToo) 운동’이 평창에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페이스북 페이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원봉사자 권익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을 고발하는 제보가 올라왔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달 말 자원봉사자 처우 논란이 일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권익위원회를 설치했다. 조직위 자원봉사 전문위원 등 33명으로 구성된 권익위는 김모(52) 교수를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제보를 올린 자원봉사자 A씨는 이날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진행된 외국인·해외체류자 봉사자 기본교육에서 김 위원장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강사가 진행한 3교시 ‘성 평등한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대회’ 교육 직후 마이크를 잡았다. 해외체류 자원봉사자 120여명을 대상으로 ‘감탄하며 살아야 행복해진다’는 취지의 강연을 했다.

강연에 사용된 자료에는 ‘남자는 감탄받기 위해 돈을 주고 노래방에 간다’ ‘집에서 아내가 감탄을 안 해주니까’ ‘남자는 감탄받지 못하니 한탄을 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 위원장은 대형 화면에 띄운 이 문구를 소리 내어 읽었다.

A씨는 5일 “농담인지 몰라도 성평등 교육을 받자마자 이런 내용을 보게 돼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해외에서 오신 분들이 모인 자리여서 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TV 강연에 나갔던 경험을 언급하며 방청객을 두고 ‘돈 주면 호응해주고 박수 쳐주는 비싼 아줌마들’이라고 표현했다”고 비판했다. 강연에 참석했던 다른 자원봉사자도 “노골적인 여성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권익위원장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한 자원봉사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슬라이드는 민감한 내용인 것 같아 바로 넘겼고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노래방과 아줌마 발언 모두 그런 취지로 말한 게 전혀 아닌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선수촌 내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파견업체 간부가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4일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팀장이란 사람의 실체를 알려드리고자 글을 적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강릉선수촌에서 파견업체 소속 민간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 대학생은 “팀장이 어린 여대생들에게 ‘안아 달라’는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여학생들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주무르는 척 만졌다.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팀장 같다” “저 팀장이 여자는 드세면 안 되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했다더라” 등의 댓글도 달렸다.

조직위는 “선수촌 내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파악된 바 없다”며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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