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은 자유롭게, 신앙은 깐깐하게

교인 80%가 청년층… 사랑하는교회의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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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래 목사(가운데 뒷모습)가 일일수양회인 ‘조이캠프’에서 교인들과 마주선 채 서로 손을 내밀어 축복하고 있다. 사랑하는교회는 교인 400여명 가운데 20∼30대가 80%에 이르는 젊은 교회다. 사랑하는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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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교회(예장합동 보수·박미래 목사)는 겉과 속이 다른 교회다. 외양만 보면 청년 위주로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는 ‘트렌디’한 교회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청교도적 경건생활과 정통신앙을 고수하는 교회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사임당로 사랑하는교회에서 박미래(62) 목사를 만나 보수적 신앙을 강조하는데도 청년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를 들어봤다.

사랑하는교회는 청년세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1층에는 대화하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마련돼 있고, 교회 곳곳은 청년들이 찬양하거나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액자로 장식돼 있다.

주일예배 또한 청년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간증과 찬양 중심으로 이뤄진다. 불신자나 초신자 중심으로 예배를 진행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인 400여명 중 80%는 20∼30대 청년층이다. 얼핏 생각하면 세태만 따라가는 깊이 없는 교회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교회의 속살을 파고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랑하는교회의 핵심 가치는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20)는 것에 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지키게 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목회철학은 제자훈련을 마치고 작성하는 제자교인 교회생활 서약에 잘 나타나 있다. 서약 1번은 교회 출석이다. 제자교인이 아니더라도 등록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출석률이 80% 이상이어야 한다. 박 목사는 “주일예배는 기본이고 주일 오후에 있는 제자훈련이나 새신자반 등 양육프로그램과 주중에 진행하는 셀 모임(소그룹 모임)에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우리 교회 교인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온전한 경건생활을 강조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서약에는 ‘하루 한 시간을 말씀과 기도에 할애합시다. 우리는 하루가 23시간입니다’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외에도 술과 담배, 음란물을 반드시 끊을 것, 소그룹을 인도하는 목자와 보조하는 목동은 수요예배에 반드시 참석할 것, 제자교인은 반드시 한 가지 이상 교회 사역을 할 것 등 청년들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치리(治理)도 엄격하게 시행한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교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 반성문을 쓰거나 벌금을 내고, 심한 경우는 과감하게 출석정지나 출교처분까지 내린다. 박 목사는 “죄에 대한 회개를 강조하지 않고 사랑과 은혜만 말하면 이중생활 하는 신자를 양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설교를 잠시 듣고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일주일 동안 성경말씀 위에서 자신을 돌아보도록 줄기차게 강조한다. 그는 “옆집 아주머니처럼 좋게만 말하지 않고 어머니처럼 불편한 얘기도 진리라면 애정을 갖고 설교한다”며 “그 덕분에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원하는 청년들이 교회에 잘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 모임 역시 청년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요소다. 주말에 진행되는 셀 모임은 지난주일 설교를 다시 읽고 적용 질문을 통해 삶을 회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셀 모임 목자 이현선(37·여)씨는 “구체적인 적용 질문을 통해 각자 신앙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 보면 4∼5시간이 훌쩍 넘어갈 때도 많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복음성가 ‘내 손을 주께 높이 듭니다’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을 앞둔 197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성탄예배에 참석했다가 신앙을 갖게 됐다. 당시 예배를 인도하는 조용기 목사를 보면서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그는 “요즘 한국교회에는 사사기처럼 제 소견에 따라 행하는 신앙인이 많다”며 “진리에 있어 타협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고백하는 순수한 믿음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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