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관리법 시행 1년] “치료 급한 곳 우선 혜택받게 법안 손질하자” 기사의 사진
희귀질환관리법의 나아갈 길은 ‘환자 중심’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국회, 학계, 환자단체, 제약업계, 정부는 체감도 높은 희귀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환자가 중심이 되는 희귀질환관리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희귀질환관리법의 정교화 통한 효율적인 지원 촉구=학계 전문가들은 희귀질환관리법이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당장 치료가 급한 환자에게는 신속하게 혜택을 주고, 상대적으로 치료가 급하지 않은 환자는 재평가해 효율적으로 재원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종희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환자들도 산정특례 등록을 하면 비용 등 많은 부분에서 지원이 이루어져 관리가 충분히 가능한데 희귀질환 진단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질병관리본부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미진단 희귀질환 사업을 2년 정도 시행했는데 생후 15개월 때부터 10여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2017년 진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진단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희귀질환 중에는 중증도 차이가 매우 심해 어느 정도 치료를 하면 산정특례 대상으로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치료가 된 환자에게 산정특례 적용을 다른 환자에게 양보하자고 하면 통하지 않는다. 산정특례 적용 여부에 따라 지원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희귀질환관리법은 유병 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희귀질환자는 산정특례제도에 등록하면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10%만 부담하면 된다.

채 교수는 “중증도에 따라 지원이 이루어지는 등 희귀질환관리법이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 한정된 재원을 보다 합리적으로 나누어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에게 필요한 혜택은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환자단체는 건강보험제도의 목적이 국민의 질병에 대해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전 국민들의 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이라며, 희귀질환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의 보험 급여는 국가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희귀질환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 중 3천만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의료 실비보험 가입도 불가능하고, 일반 사보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약제가 비급여로 결정되면 약가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태가 방지하지 않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선 방안으로 비현실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험분담제도와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를 개선하고, 필수의약품 지정 4가지 기준인 ▲대체 가능한 다른 치료법이 없는 경우 (약제 포함)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희귀질환 등 소수의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경우 ▲생존기간의 상당기간 연장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입증된 경우 중 2-3가지 기준을 충족할 경우, 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희귀질환관리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가 개입해 책임감을 갖고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희귀질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위해 노력할 것= 정부도 희귀질환 관련 정책의 한계에 대해 공감했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희귀질환 치료 약제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며, “제약사들이 경제성 논리로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기존 약제의 적응증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경제성평가와 위험분담제도의 경우, 기본적으로 희귀질환과 암 환자를 중심으로 협의가 됐다. 앞으로 검토를 하겠지만 희귀질환에 대한 경제성평가 면제는 원칙에 대한 예외적 부분이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곽 과장은 “희귀질환의 특성상 약제가 많지 않아 환자들이 오프라벨(허가외처방)로 치료 받아 급여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아주 예외적으로만 오프라벨에 대해서 급여를 하다 보니 이 기준에 대한 환자들의 민원을 받는다”며 “공익적 임상제도를 도입해 희귀질환에 대한 정부의 사회적 책무를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제언하며, 제약사에게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했다.

제약업계는 모든 환자들에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사회적 문제라며, 환자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희귀질환관리법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희귀질환관리법의 가장 베이스는 환자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많은 희귀질환자들이 산정특례 혜택을 언제 받게 될지 모르는 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출시돼 있는 치료제에 먼저 선별급여를 적용해 환자의 재정부담을 덜어주고, 향후 재평가를 통해 급여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면 적어도 기다리는 환자들이 위안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위험분담제도와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를 서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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