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HAPPY 평창 기사의 사진
평창은 고구려 영토로 처음에는 욱오(郁烏)로 불렸다. 고려 태조 23년(940년) 지금의 지명으로 바뀌었고 조선 태조 1년(1392년) 군으로 승격됐다. 군청 소재지는 평창읍이고 행정구역은 봉평면, 용평면, 진부면, 대관령면 등 1읍7면이다. 태백산맥이 지나는 곳에 있어 대다수 지역이 해발 고도 600∼800m에 달한다. 그래서 지역 브랜드를 ‘HAPPY 700’으로 했다.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높이인 700m를 상징한 것이다.

실제로 해발 고도 700m의 기압은 인체에 가장 적합하다. 이 고도에서는 잠자는 데 도움이 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알맞게 분비돼 피로가 풀리고 노화가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평창을 ‘산이 험하고 기후가 찬 데다 땅이 메마르다’ ‘한때 난리를 피하기에는 좋은 곳이나 오래 대를 이어가며 살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고 적었고, 삼봉 정도전은 ‘문 앞의 땅이 좁아 수레 두 채를 용납할 만하고 하늘이 낮아 재 위는 겨우 석자 높이’라고 했다. 그만큼 첩첩산중이라는 얘기다. 소설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봉평면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묘사했다.

이처럼 두메산골이었던 평창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2003, 2007년 두 차례 좌절을 맛본 후 2011년 남아공 더반에서 삼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평창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군민 4만4000여명에 불과한 조그마한 지역에서 역대 최다인 92개국 29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겨울스포츠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개회식의 주제는 ‘피스 인 모션(Peace in Motion)’이다. 한국인이 보여준 소통의 힘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 행동으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30년 만에 안방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평창(平昌)의 지명처럼 ‘평화와 행복’이 가득했으면 한다.

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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