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론 의식? 美 겨냥 메시지?… 北 조용한 열병식, 왜 기사의 사진
북한이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행사 시간 줄이고 비공개
내부용으로 전략무기 공개
‘핵무력 완성’ 자축 가능성


북한이 8일 실시한 열병식은 지난해에 비해 ‘로 키(Low Key)’로 진행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 자격으로 ‘백두혈통’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처음 남한에 보내는 등 이례적인 대화 공세를 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8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부적절한 군사 퍼레이드를 실시했다는 비판을 의식했을 수 있다”며 “내부용으로만 전략 미사일을 대거 공개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자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열병식을 조선중앙TV를 통해 생중계하지 않고 외신 취재를 허용하지 않은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100번째 생일에 연 열병식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열병식을 모두 생중계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열병식 행사 시간을 줄이는 등 변화를 보인 건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대외적으로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내심 북·미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국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의도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비공개 열병식’에서 위협적인 전략무기를 대거 등장시켰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번째 열병식에서 바퀴 16개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한 탄도미사일 등 신형 전략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놨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백전백승의 혁명강군’이라는 제목의 정론을 통해 “조선인민군은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군 기지들은 물론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강력한 핵타격 수단들을 보유한 무적의 강군”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