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젊은 공무원 120여명 1박2일 ‘정부혁신 마라톤 토론’… ‘상향식 정부혁신’ 토론 아이디어 쏟아져 기사의 사진
지난 7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진행된 ‘정부혁신 해커톤’에 참석한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 공무원들이 아이디어 토론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 7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본관 강의실에 120여명의 공무원이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정부 혁신 해커톤’에 참가한 이들은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에서 온 5∼7급 조직 혁신·현장 담당자들이었다. 해커톤은 마라톤을 하듯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을 뜻한다. 참석자 평균 나이는 40세를 넘지 않았다. 민간 기업처럼 정부 혁신도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토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자는 취지다.

경직된 토론 방식이 아닌 ‘그래픽 잼(혁신이라는 추상적 단어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나 ‘반대문제 게임’과 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행사 초반에는 머뭇거리던 공무원들이 시간이 지나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조직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지만 ‘정부 혁신을 망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A씨는 “조직 전체가 혁신을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 업무를 하는 담당자만 해왔다”고 지적했다. B씨는 “한 달 새 국무조정실을 비롯해서 혁신 계획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3곳에서 받았다”며 “같은 내용인데 양식을 달리해서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 자체가 혁신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박수치며 공감했다. C씨는 “공직생활 통틀어 내 생각을 가장 많이 이야기한 날인 것 같다”며 웃었다.

조별 토의에서는 정부 혁신에 관한 생각을 메모로 작성해 붙이는 시간도 진행됐다. 젊은 공무원들답게 참석자들은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조직 혁신에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초과근무 감축이나 연가 사용 활성화, 유연근무 확대 등 근로조건에 관한 아이디어에는 공감 스티커가 많이 붙었다. 정부 혁신을 가로막는 것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부처 성격을 무시한 획일적인 혁신’ ‘기관장(부서장)의 낮은 의지’ 등을 꼽았다.

공공자원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C씨는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공휴일에는 공공기관 시설을 개방하고 공공 데이터나 콘텐츠도 공유해 국민 수요에 맞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D씨는 “부처 평가를 완화해 다른 부처가 잘하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안부가 젊은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자리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상향식 정부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 혁신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지만 간부 중심의 하향식 논의가 대부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아래에서 공무원들 스스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상향식 정부 혁신을 위한 모범적인 토론 모델이 되도록 앞으로 상시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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