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美 소송비용 수십억원, 삼성전자 대납 정황 포착 기사의 사진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뉴시스
검찰,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이학수 자택 등 압수수색
MB ‘실소유주’ 의혹 관련 주목

이재용, 석방 사흘 만에
삼성 경영진 수사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소유 의혹이 짙어지는 다스(DAS)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미국에서 벌인 소송의 비용을 삼성전자가 대신 부담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석방된 지 사흘 만에 다시 삼성 경영진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일과시간이 끝날 무렵인 오후 늦게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스 측이 당시 BBK에 투자한 자금 140억원을 반환받기 위해 미국 대형 로펌 A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했는데, 그때 들어간 소송비용을 삼성전자 측이 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40억원 소송의 변호사 비용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 장모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국 민사 소송에서 BBK측 김경준씨로부터 횡령액을 돌려받기 직전 이 전 대통령이 미 로스앤젤레스 A총영사관 등 정부 기관을 동원해 다스 투자금을 먼저 회수하도록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A로펌이 이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09년 3월부터 다스의 투자금 반환 소송에 참여하는 과정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이 주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스의 변호사 수임료 지출 내역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이를 대납한 증거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로펌 규모를 감안할 때 소송비용은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옵셔널캐피털측 관계자는 “A로펌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큰 로펌 중 하나로 당시에도 다스가 (거액의) 소송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그룹의 실세였던 이 전 부회장의 개입 정황이 나오면서 이번 검찰 수사가 삼성그룹 최고위층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삼성 2인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과는 고려대 동문이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명의로 4000억원대 차명계좌를 개설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입건했다. 경찰은 이 회장과 이 회장의 차명계좌 자금관리를 담당했던 임원 A씨를 특가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 등 삼성 총수일가 인테리어 비용을 삼성물산 법인자금으로 대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이 회장과 삼성물산 임원 B씨, 건물 하자보수를 맡은 현장소장 C씨를 입건, B·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역시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 회장과 A씨는 그룹 내 임원 72명의 명의로 개설된 260개 차명계좌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2007∼2010년 양도소득세·종합소득세 등 82억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과 B, C씨 등 3명은 2008∼2014년 이 회장 등 삼성일가 주택 수리비용을 삼성물산 법인자금으로 대납해 30억여원을 유용한 혐의가 있다. 다만 경찰은 병상에 있는 이 회장이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해 시한부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조민영 황인호 최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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