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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오륜기·백호·태극 퍼포먼스… 세계를 홀리다

드론 오륜기·백호·태극 퍼포먼스… 세계를 홀리다 기사의 사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 개회하면서 평화와 화합의 축제가 시작됐다. 무용수들이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무대 위에서 태극문양을 연출하자 관중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평창=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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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 공연, 한 편의 겨울동화

1218대 드론으로 형상화한 오륜기
평창의 하늘 하얀 빛으로 메우자
3만5000여 관객들 목 터져라 함성

전문가들 “소치 등 기존 올림픽보다
적은 예산으로 감동·화려함 선사”


별처럼 빛나며 하늘을 날던 1218대의 드론이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사람의 형상으로 변했다. ‘드론 스노보더’는 아래에서 대기하던 스노보더 및 스키선수 100여명과 함께 슬로프를 내려왔다. 창공을 누비며 슬로프를 내려가던 드론들은 한데 모이다 다시 흩어지며 오륜기 형상으로 변화했다. 곧이어 오륜이 강원도 평창의 밤하늘을 하얀 빛으로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열정과 흥, 평화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을 휘감았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한 개회식에서 화려한 LED 효과와 전통문화를 표현한 ‘평화의 땅’ 공연은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드론을 이용해 오륜기를 표현한 퍼포먼스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한국의 위상을 떨쳤다.

한 편의 ‘겨울동화’가 끝나자 올림픽스타디움에 모인 3만5000여명의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렀다. 공연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기존 올림픽 개회식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감동과 화려함 모두를 잡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공연은 카운트다운이 끝난 직후 강원도 산골 아이 5명이 ‘평화의 땅’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영상으로 막을 올렸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설원을 걷던 아이들은 동굴에서 거북선, 훈민정음, 해시계 등을 발견했다. 이어 고구려 고분인 강서대묘의 사신도 벽화에 등장하는 백호가 동굴 벽에서 튀어나와 아이들을 개회식장으로 안내했다.

스타디움 중앙에 자리한 무대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백호, 무용수들로 가득 찼다. 사신도 벽화 속의 청룡, 주작, 현무는 물론 한반도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대거 등장해 이들과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무용수들이 입은 옷은 고구려 고분 무용총에 새겨진 벽화에 등장하는 복장이었다. 벽화의 이미지를 재연하기 위해 평면적으로 디자인됐다. 공연 마지막에는 땅에 깔려 있던 빛의 입자들이 하늘로 올라가 천상열차를 완성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평화의 땅’ 공연이 끝난 뒤에는 ‘드론 스노보더’와 ‘드론 오륜기’가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모습에 “진짜 드론이 아니고 CG(컴퓨터 그래픽) 아니냐” “저게 가능한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드론쇼는 지난해 12월 정선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사전 녹화됐다. 인텔의 슈팅스타 드론 1218대가 동원됐다. 인텔 측은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비행 부문의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독일에서 있었던 600대 비행이었다.

공연 전문가들은 ‘평화의 메시지’ ‘촛불’ ‘태극’을 극찬했다.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베이징·런던 올림픽이나 소치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보면 엄청난 제작비와 인력을 투입한 빅이벤트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훨씬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했다. 특히 현재 한반도에서 절실한 ‘평화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손 전 예술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개회식을 연출했었다.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은 “살인적 추위와 적은 예산에서 이 정도 한 것은 칭찬하고 싶다. 한국과 세계를 소통하는 수단으로서 촛불을 활용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전통을 새롭게 탄생시킨 명작동화의 한 장면 같았다. 지붕 없는 오각형의 운동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개막식 현장에 있던 관객들에게는 훨씬 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의 장고를 모티브로 태극기를 형상화한 것은 현장에 있던 외국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장지영 기자 bas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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