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美 “北 핵·미사일 포기 때까지 압박”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예선전을 함께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밤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부인과 함께 강릉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출국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인 9일 문 대통령이 주최한 평창올림픽 내·외빈 사전 리셉션에 불참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청와대 제공
펜스 “한·미관계 틈새는 없다”… 동맹 결속 강조

“과거 20년간 북과 대화는
언제나 제재 완화로 이어져”
NYT “한·미관계 시험대”
WSJ “한·미에 딜레마 안겨”

미국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초청을 한 데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하지도, 그렇다고 반대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대신 미국은 “한·미 관계에 틈새는 없다”며 한·미동맹의 결속을 강조했다. 북한의 의도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제재 완화에 있으며, 이는 한·미 관계의 틈을 벌리려는 노림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계기로 한·미가 분열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BS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을 떠나 미국행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은 나에게 북한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고 자신의 관점을 밝혔다”며 “우리는 한·미가 단호히 대처해서 북한에 최대한의 경제·외교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공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한·미 간 공조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모두로부터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공동의 목적을 굳건히 하겠다는 것을 확약받았다”며 “한국과 미국, 일본 세 나라가 매우 긴밀하게 북한 정권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도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방북 초청을 받아들이더라도 대북압박 정책은 전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과 북한의 방북 초청을 놓고 의논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방북 초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과거 20년간 북한과의 대화는 언제나 제재 완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미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아주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으로선 제재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현지 언론은 북한의 문 대통령 초청이 한·미 관계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이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신호이지만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는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이 회담을 반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의 문 대통령 초청이 한·미 두 나라에 ‘딜레마’를 안겨줬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갖는 대화의 관심을 유지시키는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의 압박으로부터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문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정밀한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