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또 규모 4.6 지진… “더 큰 지진 발생 가능성도” 기사의 사진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으로 북구 장량동의 상가 외벽이 떨어져 1층 점포의 유리창과 집기 등이 파손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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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만에 발생… 주민들 다시 공포

2.0대 여진 수차례 이어져
체육관 300여명 이재민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
텐트 60동 추가 설치키로
30여명 부상… 치료 후 귀가
대구·부산서도 신고 잇따라


“그동안 잊으려 노력했는데….”

경북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점에서 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지진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억눌러왔던 주민들을 다시 공포에 떨게 했다. 주민들은 놀라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차를 타고 외곽으로 대피하는 등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 5.4 지진 때의 상황을 반복해야 했다.

이날 오전 포항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지진대피소, 이하 체육관)에서는 이재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벽 지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여진 당시 ‘우르릉’ 소리와 함께 체육관이 흔들렸고 300여명의 이재민들은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 추위에 떨어야 했다. 놀란 인근 주민 150∼200명이 체육관으로 대피해 혼잡을 빚었고 상당수가 대피소에 남기로 해 추가로 텐트 60동을 설치하기로 했다. 불안감과 두통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후에도 규모 2.0대 여진이 계속 발생하자 ‘여진이 아니라 새로운 지진이다’라거나 ‘더 큰 지진이 올 가능성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돌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여진은 통상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 빈도와 규모가 감소하는데 석 달 만에 제일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단언할 수 없고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더 큰 지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흔한 패턴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건(더 큰 지진의 가능성 여부는)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며칠 전 지진이 전진이고 오늘이 본진이고 이후에 여진이 진행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이후 패턴은 아직 예측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너무 놀라 쓰러지거나 대피 중 머리나 발목 등을 다쳐 119 등을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가 30명을 넘었지만 대부분은 치료 후 귀가했다. 이재민 김모(51)씨는 “잠을 자다 놀라 밖으로 대피했다”며 “그동안 어렵게 안정을 찾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송근호(24)씨는 “짐 정리를 위해 집에 갔다가 새벽에 지진을 느껴 아버지와 벽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대피소로 돌아왔다”며 “새벽에는 너무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주민들은 포항시 등에 전화해 집에 있어도 되는지 묻기도 했다. 지진으로 현관문이 열리지 않거나 엘리베이터 고장, 담장 파손, 문화재 파손 등 80여건의 시설 피해가 집계됐다.

주민 최모(68·여)씨는 “지난해 지진 때보다는 덜했지만 몸이 저절로 움직일 정도로 진동이 컸다”며 “지진이 날 때는 너무 무서웠는데 그동안 여진 등을 겪어서인지 시간이 지나자 조금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문자가 한참 뒤에 오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여진의 지진동은 전국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구에서는 350여건의 지진 문의 전화가 왔고 부산에서도 330여건의 문의가 잇따랐다. 충북소방본부에도 78건의 전화가 걸려왔고 수도권과 강원도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됐다. 하지만 포항지역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피해 신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의 원전과 공항 등 시설도 정상 운행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피해를 조사 중이며 지난해 지진 때 C·D등급을 받은 건축물을 긴급 점검할 계획이다.

포항=최일영 기자, 이재연 기자 mc102@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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