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일 사람 찾습니다”? 기사의 사진
그래픽=뉴시스
미국 살인 용의자 “피해자가 자살 청부했다” 주장
중개사이트 통해 연락… 사실이더라도 혐의 못 벗어


미국에서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남성이 피살 당사자인 10대 여성으로부터 사전에 자신을 죽여 달라는 온라인 청부를 받았다고 진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경로는 다름 아닌 미국판 ‘벼룩시장’인 개인거래 중개 웹사이트 ‘크레이그 리스트(Craiglist)’였다.

콜로라도주 지역방송 덴버7채널은 해당 사건의 용의자 조지프 마이클 로페즈(22)가 지난 8일(현지시간) 일하던 피자가게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당시 19세였던 나탈리 볼린지의 머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다.

용의자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크레이그 리스트에 자신을 죽여 달라는 광고를 올렸다. 용의자는 크리스마스 직후 이 광고를 보고 피해자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끝에 만나 대가 지불방법을 정한 뒤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크레이그 리스트는 개인이 중고품, 주택부터 데이트 상대에 이르기까지 각종 매매 광고를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다. 세계 각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용의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111건 발견됐으나 내용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이 용의자를 붙잡은 것도 이 메시지를 추적한 결과였다. 시신 부검 결과 생명에 지장을 줄 만큼 다량의 헤로인이 검출됐다.

용의자는 피해자가 총기도 준비했으며 자신은 피해자의 요구대로 무릎 꿇은 자세의 피해자를 뒤에서 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용의자에 따르면 피해자는 목숨을 끊으려 하는 이유가 남자친구와의 불화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남자친구는 살해 당일 피해자를 실종 신고했다.

애초 용의자는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아니며 살해 예정 장소까지 피해자를 차에 태워가다 생각을 바꿔 집에 데려다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용의자 휴대전화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록을 근거로 추궁하자 살해를 인정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설사 용의자의 진술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재판에서 살인 혐의 자체는 벗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종신형 이하의 형량을 받는 데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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