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호위대까지 거느려… ‘성추행 종합판’ 와인스타인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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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검찰 공소장 보니

호텔·사무실·전용차에서도
더듬고 폭언·협박 일삼아
여성 직원들로만 팀 꾸려서
성적 서비스 아예 계약으로


미국 뉴욕주 검찰이 미투(MeToo) 캠페인을 촉발한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사진)과 와인스타인컴퍼니를 기소했다. 와인스타인이 여배우들뿐 아니라 회사 직원들에게도 직장 내 성희롱 등 인권·시민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혐의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내 성희롱 백태가 공소장에 적나라하게 담겼다.

N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 검찰은 11일(현지시간) 와인스타인과 그의 동생 밥 와인스타인, 와인스타인컴퍼니를 직원들의 인권 및 시민권 침해 혐의, 상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직원들이 성희롱과 협박, 차별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운영진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적합한 피해보상 없이 회사 매각이 진행되고 있어 이를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38쪽 분량의 공소장에 담긴 와인스타인의 각종 성희롱 행태는 상상 이상이다. 와인스타인은 2015년 한 여성 임원을 호텔방으로 불러냈다. 알몸에 목욕 가운만 걸친 채 나타나 자신을 마사지할 것을 강요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고 인사팀과 이사회에 이를 보고했지만 회사는 성범죄 관련 정식 조사에 착수하거나 향후 재발방지 조치 등을 취하지 않은 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다른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도 적시됐다. 와인스타인은 발가벗은 채 피해자를 불렀고 “내가 볼 수 있게 침대에 알몸으로 누으라”고 지시했다. 또 동의 없이 피해자한테 밀착한 채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만지고 몸을 부비기도 했다.

특히 ‘호위대(wingwomen)’라고 불리는 여직원 그룹이 와인스타인의 각종 행사를 수행하면서 성적 요구를 들어주는 임무를 맡았고, 여비서진 역시 다양한 종류의 성적 행위를 강요받았다고 할리우드리포트는 전했다. 비서들은 스케줄에 ‘사적인’으로 기록되는 와인스타인의 성생활에 동원됐으며 이 같은 수발 지침을 규정한 ‘성서(Bible)’라는 계약서를 소장해야 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언제든 성적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와인스타인의 전용차에는 콘돔과 발기부전 치료제가 상시 구비돼 있었다는 운전사의 증언도 있었다. 운전사는 와인스타인이 차량 뒷자리에 여성을 앉힌 채 동의 없이 성추행했다는 목격담을 검찰에 증언했다.

이밖에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정계에 발이 넓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일부 직원과 가족들에 대한 살해 협박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성 직원에게 분노를 표출하면서 “회사 그만두고 집에 가서 애나 낳으라”고 폭언하기도 했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법무장관은 “와인스타인컴퍼니가 악의적이고 착취적인 학대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나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모든 뉴욕시민은 성희롱과 협박 등 두려움이 없는 직장에 다닐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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