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핵화’ 풀 남북 고위급채널 타진 기사의 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3차 정상회담 성사 위해서는
北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핵심

TF보다 NSC 중심 회담 준비
올림픽 뒤 군사당국회담 필두
국정원까지 동원 물밑 접촉
주변 4강 핫라인도 본격 가동


정부가 3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 조건인 북한의 핵 문제 관련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대북 채널들을 동원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위급 채널이 필요하다”며 남북 대화 확대 방침을 밝혔다. 남북은 지난달 9일 고위급 회담에서 군사당국 회담, 고위급 회담, 분야별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청와대는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 직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된 만큼 조만간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하고, 이후 장관급 대화 채널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정보원 라인과 1.5트랙(반민반관), 2.0트랙(민간)도 총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보다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심으로 정상회담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빠른 시일 내에 통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북한 역시 최근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직접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고, 남북 정상회담도 공개 제안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도 미국이 전략적 인내를 구사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북핵 문제를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을 때 관계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은 2000년 미국과 특사를 교환하며 정상회담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던 걸 뼈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김여정을 내려보내면서까지 성의를 보인 것도 물밑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로선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역시 비핵화 협상 없이는 대북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협상 의사를 받아내거나 미국으로부터 비핵화 논의 없는 북·미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해야 하는 난관에 처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의 대북 예방전쟁론이 불거지자 미국 정부에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핵 협상 테이블을 만들겠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안보 시계는 다시 6개월 전 대결 구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각급 채널을 총동원하면서 한반도 주요국과도 ‘핫라인’을 본격 가동키로 했다.

청와대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에 북한 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설명하고 남북 대화에 대한 지지와 이해를 호소할 예정이다. 중국은 그동안 남북 관계 진전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청와대는 러시아와 일본에 대해서도 조만간 북한 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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